[우리금융 회장 이순우 내정] 행장에게 입바른 소리하던 '37년 은행원' 우리금융 회장으로

입력 2013-05-23 17:22   수정 2013-05-24 02:28

닻 올린 우리금융 이순우號 - 이순우 회장은 누구

LG카드 사태때 수완 발휘…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인연
조직 안정화등 난제 산적…일부 계열사 대표 교체될 듯



우리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3일 이순우 우리은행장(63)을 차기 회장 내정자로 결정해 발표했다. 이 내정자는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97년 우리은행 전신인 옛 상업은행 을지로지점에서 말단 행원으로 출발했다. 은행원으로 시작해 한 은행에서만 은행장을 거쳐 금융지주 회장까지 처음 오른 ‘정통 은행원’이다.

○입바른 소리 마다않는 외유내강형

이 내정자는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말단 시절부터 입바른 소리를 하기로 유명했다. 1992년 초 당시 김추규 상업은행장이 취임한 지 서너달 지났을 때 얘기다. 김 행장은 은행 중간 간부들을 모아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임직원들은 “경영시스템이 크게 개선됐다. 경쟁력이 좋아지고 있다”며 주로 듣기 좋은 소리만 늘어놨다.

행사가 끝날 무렵 이 내정자가 벌떡 일어나 마이크를 잡으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그는 “지금까지 나온 얘기는 다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며 “1등 은행이 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다. 행사장엔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다음날 출근한 이 내정자는 간부들로부터 “과장이 분수도 모르고 나선다”는 호된 질책을 받았다. 행장실로부터 호출까지 받았다. 하지만 김 행장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이 과장 같은 사람이 바른 말을 해줘야 한다”며 비서실로 발령냈다.

이 내정자는 비서실 근무를 끝내고 1999년 옛 한빛은행 명동역지점장과 인사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2002년부터는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수완을 발휘했다. 당시 LG카드 사태를 맞아 정부와 LG그룹, 다른 채권은행들을 아우르며 강단 있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때로는 ‘읍소’도 하면서 LG카드 정상화에 힘썼다.

신제윤 금융위원장과의 인연도 이 때 시작됐다. 신 위원장은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장으로 일하며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으로 실무를 맡았던 이 내정자와 손발을 맞췄다. 회의와 밤샘 작업을 밥 먹듯이 함께 했다. 이 내정자가 신 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민영화 위한 조직 추스르기 과제

이 내정자의 장점은 친화력과 겸손함이다. 누구를 만나건 웃는 얼굴이다. 한 달에 서너차례 지방 중소기업을 방문할 때는 항상 점퍼 차림을 한다. 그러면 금새 격의가 없어진다고 한다.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농담도 자주하고 사생활까지 챙긴다. 그러다보니 따르는 직원이 많다. 노조와의 관계도 좋다. 우리금융 회장에 도전하기 위해 서류를 낸 직후엔 이팔성 회장과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이덕훈 키스톤PE 대표에게 일일이 ‘신고’할 정도로 윗사람을 깎듯이 모신다.

이 내정자는 다음달 1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치면 새 우리금융 회장에 정식 취임한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당장은 원할한 민영화가 숙제다. 민영화를 위해 조직 안정, 수익성 확보, 인사 및 조직개편 등에 대한 ‘묘책’을 찾아야 한다. 조직의 몸집을 줄이고 인력 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일도 과제로 꼽힌다.

금융권 일각에선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자산운용 등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교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임기가 만료된 권숙교 우리FIS 대표와 이승주 우리PE 대표, 공석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에 대한 후임 인사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내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 역시 대거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조직 안정을 위해 큰 폭의 인사를 하진 않겠지만, 일부 자회사 CEO나 임원들의 교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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