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꿀벌 멸종 위기…기후변화·전염병에 토종벌 98% 폐사

입력 2013-05-24 17:26  

글로벌 이슈 따라잡기


한국에서도 꿀벌이 실종되고 있다. 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 ‘낭충봉아부패병’이 주요 원인이다. 낭충봉아부패병은 2009년 발병해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98%의 토종벌을 집단 폐사시켰다. 사실상 멸종 단계다.

한국한봉협회에 따르면 발병 이전 50만군에 이르던 토종벌 개체 수는 현재 1만군이 채 안 된다. 군은 여왕벌 한 마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꿀벌 집단의 단위다. 이만영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원은 “국내 토종벌의 집단 폐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군집 붕괴 현상과는 다르다”면서도 “전체 식량 작물의 63%가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는 만큼 토종벌 집단 폐사는 식량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유충은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말라 죽는다. 이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2010년 들어서다. 당시 봄에 발생한 냉해로 제때 꽃이 피지 않자 꿀, 꽃가루 등에서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벌들은 면역력이 약해져 쉽게 감염됐다. 이 연구원은 “아직까지 치료약이 없어 면역력 증강 등을 통한 예방이 최선”이라고 지적했다. 토종벌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토종벌 양봉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교육과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귀석 한국양봉협회 사무총장은 “서양종 벌은 벌통을 옮겨 다니며 키우는 반면 토종벌은 한자리에서 키우기 때문에 질병을 빨리 발견하고 예방하기 어렵다”며 “토종벌 사양 관리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식물 분포군이 달라진 것도 꿀벌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양종 벌의 주요 꿀 채집원인 아카시아나무는 기후 온난화에 취약해 잎이 노랗게 말라 죽는 황화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1990년 17만5000㏊였던 아카시아 자생 면적은 2007년 절반 이하인 6만㏊로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상록 활엽수 등 아열대성 식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꿀이 나지 않아 꿀벌 증식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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