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인수위案 재검토] 행복위 "국민연금 가입자 눈치 보다 기초연금 존립 위기 올 수도"

입력 2013-06-02 17:23   수정 2013-06-03 03:06

첫 단추 잘못 꿴 기초연금

과도한 재정지출에 미래세대 부담 우려
국민연금 가입자 반발 불보듯 … 귀추 주목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른 차등 지급 문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상균 행복연금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소득 상위 20~30%를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에 이어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문제도 재검토키로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문제는 국민연금 의무 가입자들의 강한 반발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임의 가입자들의 탈퇴를 부추길 소지가 있어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최종적으로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중복 지원 여부가 쟁점

행복연금위가 고소득자에게 기초연금을 주지 않는 방안을 논의키로 한 것은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가면 기초연금제도 자체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대로 기초연금을 지급하면 2017년까지 17조원가량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기획재정부가 밝혔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 하위 70%에게만 20만원씩 지급해도 약 28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소득 상위 30%까지 지급 범위를 넓히면 재정 소요는 더 늘어나 기초연금 자체가 좌초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행복연금위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A값과 기초연금의 기능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값은 가입자의 3년간 평균소득을 일컫는 용어다. 국민연금을 계산할 때는 자신의 가입 기간 평균소득과 A값을 더한 후 가입 기간 등을 곱해 산정한다. 자신의 소득이 A값보다 낮은 사람은 낸 돈보다 훨씬 더 많은 연금을 받게 된다. 반면 소득이 A값보다 많은 사람은 자신이 낸 돈보다는 많이 받지만 혜택의 크기는 저소득자보다 떨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은 소득에 따라 연금액이 늘어나는 완전 소득비례형 연금이 아닌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A값 자체에 소득 재분배 기능을 하는 기초연금의 성격이 들어가 있어 기초연금 논의가 나올 때마다 이를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가 논의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에 기초연금의 성격이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가입자들에게 기초연금을 추가로 주는 것은 중복 지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는 얘기다.

○대선 공약 계속 후퇴

하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대통령직인수위가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반발 때문에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른 차등 지급안을 내놓았기 때문에 이를 철회하는 문제는 결코 간단치 않다는 지적이다. 행복연금위는 중복 지원 문제를 해결하면서 국민연금의 반발까지 무마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를 행복연금위에서 논의할지 아니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민연금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논의할지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며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제도 발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묘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7월께 행복연금위 안을 받아 정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초연금안이 어떻게 나오든 약속 불이행이라는 비판에 휩싸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을 모든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당초 공약에서 계속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초연금 문제가 복잡해진 것에 대해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금센터장은 “정부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를 먼저 설정한 뒤 국민에게 기초연금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설명했어야 하지만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월 20만원만 부각시키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총체적인 국민 노후생활 보장 대책과 빈곤율을 낮추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정해놓고 기초연금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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