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대기업이 벤처 사야 창업생태계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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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14 15:31  

[Focus] "대기업이 벤처 사야 창업생태계가 산다"


한경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한국경제신문과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 주최한 ‘스트롱 코리아 창조포럼 2013 대토론회’가 지난 10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경제강국이 되기 위해선 벤처형 창조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점과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학기술 분야에 뛰어들고 창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토론회 내용을 정리한다.

#대기업, 벤처인 수 더 늘어야
전문가들은 벤처기업 육성정책을 쏟아냈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대기업이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잡아 먹는 게 아니라 키우는 것”이라며 “벤처 투자가 선순환되는 창조경제 생태계를 만들려면 대기업이 더욱 과감하게 벤처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M&A를 활성화시켜 100억원, 200억원의 돈을 번 벤처 부자가 많이 나오게 하겠다”며 “창조경제는 대기업 또는 벤처기업이 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창업을 통해 돈을 번 사람들이 재창업하거나 엔젤투자자, 멘토로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창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중국이 해외 우수 인재 1000명을 유치하겠다는 천인(千人)계획을 세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데 우리도 이공계 인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지금 인재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장학금 혜택을 대폭 늘리자”고 제안했다.

임덕호 한양대 총장은 “창업 관련 지표가 하나도 없는 현재의 대학평가 시스템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가르칠수록 대학 평가 순위가 떨어지는 모순을 겪게 된다”며 “대학 생태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도 “교육 시스템이 창업보다 새로운 연구를 하라고 부추기기 때문에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인재들이 창업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대학에서 학문에 얼마나 포커스를 맞출 것인지, 창업을 지원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청년창업 토양이 마련돼야
토론자들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고, 행복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벤처 창업을 더욱 장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000년대 초의 벤처 거품이 재연되는 것을 우려해 감시·감독에 신경 쓰기보단 공격적인 벤처 육성정책을 세우고 청년들이 자유롭게 창업에 나설 수 있는 ‘벤처 토양’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론회에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장은 “거품 없는 벤처 성장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남 회장은 “2000년 국내에서 발생한 벤처 거품은 일부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이후에 많은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거품이 전혀 없이 특정 산업이 발전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지원책과 관련해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정부는 올해 미래창조펀드와 크라우드펀딩 등을 통해 총 6조9000억원의 창업투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벤처기업이 대출이 아닌 투자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가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판’을 벌이면 민간 기업이 실질적인 창조경제를 주도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이 생산한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채널’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가수 싸이가 글로벌 스타가 된 것은 유튜브라는 유통채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일본에는 도큐핸즈(TOKYU HANDS)라는 벤처기업의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있지만, 한국에는 벤처기업들이 양질의 상품을 만들어도 정작 이를 소비자에게 팔 수 있는 창구가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적대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가”라는 정 실장의 질문에 이 부회장은 “대기업이 커다란 판을 펼쳐놓으면 중소기업들이 이와 연계된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어 사실상 상호 협력적 관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석·박사만 좇는 풍토는 문제

“산업계에서는 한양대 공대 라인이 셉니다. 서울대, KAIST 학생들은 기업에 안 가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창업을 하느냐? 그렇지도 않아요. 다들 석·박사만 하려고 하죠.”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은 “국내 대학들은 시스템 자체가 창업을 장려하지 않다 보니 기존 기술이 산업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기업이 나서서 학생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IBM, 모토로라, 시스코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캠프를 열어 과학기술 분야 직업의 청사진을 그려준다는 것. 김종갑 지멘스 회장은 “대학 졸업자를 뽑으면 재교육과 적응기간만 6개월에서 3년까지 걸린다”며 “학교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해야 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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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50년 한국 성장은 창조산업에 달렸다"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지난 50년간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면, 앞으로 50년은 창조산업이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박구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은 ‘스트롱코리아 창조포럼 2013’에서 ‘창조경제시대, 과학기술이 동력이다’란 주제 발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넓은 땅도, 부존자원도 없는 한국이 지난 5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이 30배 늘어 세계 15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과학기술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란 것이다.

박 부원장은 “지금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고속전철, 차세대 원자로 등이 모두 1992년 시작한 G7 사업의 결과물”이라며 “더 넓게 보면 1962년 기술진흥 5개년계획을 발표하고,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세운 것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창조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포스트 G7 사업’을 시작할 것을 주장했다.

정지훈 명지병원 정보기술(IT)융합연구소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이 다른 산업보다 우월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미래시장연구실장도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산업별 고용유발계수가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창조경제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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