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용 코프라 사장 "車무게 10% 줄이면 연비 3% 개선…폴리머 잠재력 무한"

입력 2013-06-20 15:30  

인터뷰 - 한상용 코프라 사장

매출 1000억 고지 눈앞
직원 80명중 20명이 R&D 인력…연구개발이 대기업에 맞서는 힘

신소재가 미래 먹거리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두 곳…최대 부품사와도 협력 시작
머지 않아 좋은 결과 나올 것




자동차용 엔지니어링플라스틱 부품인 ‘폴리머’를 생산하는 코프라는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단 한 차례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았다. 16년 동안 해마다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물론 이런 기록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은 많지만 국내외 대기업이 즐비한 ‘자동차용 엔지니어링플라스틱 부품’에서 이런 실적을 냈다는 것은 놀랍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매출이 1000억원에 채 못 미치는 국내 중소기업이 현대EP 호남석유화학 코오롱플라스틱 등 쟁쟁한 대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경기 화성 본사에서 만난 한상용 코프라 사장(사진)은 그 비결로 ‘연구·개발(R&D)’을 꼽았다. 그는 “중소기업은 혁신적인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 외에는 달리 살 길이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까.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시작하기 전부터 지레 겁을 먹어선 안 됩니다. 기죽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할 것 없이 기업은 각자 잘할 수 있는 ‘특기’가 다릅니다. 코프라는 몸집이 가볍기 때문에 대기업보다 의사 결정 속도가 빠릅니다. 확실히 가야 할 길이라고 판단되면 즉시 매달리는 거죠. R&D 인력이 넉넉하고 자체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체 직원 80명 가운데 20명이 연구인력이니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물성실험실, 응용실험실, 환경실험실, 공정검사실 등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연구시설도 다 있습니다. 깐깐한 품질관리와 맞춤형 고객 서비스도 코프라가 자랑하는 경쟁력입니다.”

▷매출 1000억원 고지가 눈앞에 있습니다.

“매출 1000억원은 상징적입니다. 아는 기업인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처음엔 100억원을 넘기는 것이 어렵고, 다음엔 500억원과 1000억원을 넘어서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일단 1000억원을 넘으면 지속성장 기업으로서 토대를 어느 정도 굳힌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코프라는 작년 매출이 884억원입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올해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회사 내부 목표는 이보다 더 높습니다만 제 입으로 말하면 공시 담당자들이 힘들어지겠죠.”(웃음)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자동차 연비는 완성차 업계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경쟁사를 앞서야 하니까 숨을 돌릴 겨를이 없이 계속해서 매진해야 합니다. 연비를 좋게 하는 기술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금속을 고(高)기능성 폴리머로 바꾸는 겁니다. 차 중량을 10% 줄이면 연비도 3% 정도 개선됩니다. 자동차에서 폴리머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죠. 나라별로 다르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볼 때 현재 폴리머 비중은 15~18% 선입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높지만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입니다.”

▷내년엔 어떤 자동차 부품이 폴리머로 대체되나요.

“그건 극비 사항입니다. 고객사와 비밀유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밝힐 수 없습니다. 부품별로 필요한 폴리머의 강도 등 조건도 조금씩 다릅니다. 코프라는 이에 맞춰 신기술을 확보했습니다. 다공성 폴리머와 장섬유보강수지(LFRT), 슈퍼 엔프라가 신무기 삼총사입니다. 특성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가벼우면서도 열을 잘 견디고 금속처럼 강한 게 공통점입니다. 신소재가 미래 먹거리입니다.”

▷SK케미칼로부터 투자를 받은 이유는 뭡니까.

“코프라가 갖고 있는 글로벌 전략의 하나입니다.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해외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SK케미칼이)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실명을 밝힐 수 없지만 내로라하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두 곳의 최대 부품사와도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가 나오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겁니다. 우리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생각하는 ‘슈퍼 엔프라’라는 소재는 내열성이 뛰어나고 무게는 가벼워 경량화 소재의 꽃으로 불립니다. 우주선이나 항공기에 주로 쓰이는데 자동차용으로 국산화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글로벌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십시오.
“올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를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근접 지원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현지 공장 및 생산라인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지역은 지금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 하반기 착공할 겁니다. 미국에 거점을 만들면 남미 시장까지 노려볼 생각입니다. 5년 내 유럽과 중국에도 거점을 둘 계획입니다. 3대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무대에 본격 진출할 겁니다.”

▷경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어려운 것 투성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우수한 인력 채용이 가장 힘듭니다. 중소기업이고 지방에 있다 보니 젊은이들이 올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도 있지만 기업은 기본적으로 비용이 더 들더라도 한국 젊은이를 채용하고 싶어합니다. 숙련공으로 키워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으니 얼마나 보람있는 일입니까. 정부가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양질의 외국인 근로자를 지금보다 맘껏 쓸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해줘야 합니다. 새 정부 들어 중소기업 정책이 많이 발표되긴 했는데, 아직 피부에 와 닿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중·장기 비전은 무엇입니까.
“신설 법인의 생존율이 낮다고 합니다. 코프라는 이제 16년이 넘었는데, 1000년 장수 기업으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고용과 수출도 많이 해서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야 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중소기업을 넘어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 중국의 3대 해외 거점을 기반으로 삼아 글로벌 정상급 소재 메이커로 성장할 겁니다.”

화성=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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