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칼럼] 서비스 일자리? 꿈을 깨는 것이…

입력 2013-07-08 17:24   수정 2013-07-09 05:39

금융은 관치요 유통은 혁신금지
독도외엔 호텔지을 곳도 없고…경제민주화도 일자리 원천봉쇄

정규재 논설위원실장 jkj@hankyung.com



제조업 일자리는 가랑비에 옷 젖듯 줄어든다. 산업 고도화 때문은 물론 아니다. 고도화는 생태계를 외려 풍성하게 만든다. 생산성 혁신을 비난하면 기계를 부수자는 엉뚱한 결론에 이른다. 가짜 경제학은 종종 그런 거짓말을 가르친다. 실은 중국의 폭발이 한국 제조업 공동화의 결정적 계기였다. 중국이 세계의 제조공장이 되기로 결심한 시기는 공교롭게도 한국의 제1차 경제민주화 시기와 맞물린다. 1987년 민주화 체제에 따라 사업장마다 강력한 노조가 만들어졌던 그때다. 제조업 근로자 추이를 그려보면 23%로 정점을 찍었던 1991년이 그 출발점이다. 공동화는 급속하게 진행됐고 서비스 일자리 압력은 비례적으로 높아졌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지난주 서비스업 육성대책을 발표했다. 어제는 토론회도 열렸다. 그러니 되지도 않을 꿈은 접는 것이 좋겠다. 일자리가 생겨날 구멍 자체가 없다. 업종을 하나씩 짚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음식 숙박 도소매는 전체 일자리의 무려 22%를 차지하는 최대 서비스 업종이다. 그러나 이 시장은 골목상권 보호를 명분으로 생산성 투자나 혁신 투자가 원천 금지된 분야다. 더는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다.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 신규 업태도, 프랜차이즈 등 시장 확장도 모조리 금지된 구역이 바로 도소매 음식 숙박업이다. 파리바게뜨는 고사하고 심지어 새마을식당조차 확장투자가 금지됐다. 생산성이 낮아 좋은 일자리가 없다면서도 혁신은 금지된다.

다른 업종도 그렇다. 고용의 5.5%를 점하는 운수업은 보조금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버스와 택시는 보조금을 놓고 치킨게임 중이고 지하철이나 철도는 강성노조들이 움켜쥔 채 절대로 경쟁자(새로운 일자리)의 출현을 허용하지 않는다. 교육서비스는 고용의 6.9%를 점유하고 있지만 대학에서부터 유치원 보육원까지 역시 보조금 투쟁에 목을 매고 있다. 재정지출에 의해 근근이 보건과 사회복지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장성 일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지속가능성도 임금도 낮다.

약국은 법인화조차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고 의료산업은 사회주의형 건강보험의 인질에 불과하다. 브로커만 배불리는 의료관광은 병원이 왜 호텔을 짓느냐는 논리에 막혀 구호만 난무할 뿐이고 법무부는 비자문제 따위를 풀어줄 생각조차 없다. 투자병원은 불허요 대학병원은 교육부의 시시콜콜한 간섭 아래 어떤 변신도 금지다. 법률시장은 그 잘난 고시 출신들이 신분제를 고수하기 위해 지금도 악을 쓰는 중이다. 이들 전문직 서비스 업종은 기득권에 막혀 더는 일자리가 생겨날 구멍이 없다. 관광은 카지노 하나 제대로 못 만들고 1급 호텔조차 학교 부근에서는 건축이 불허된다. 결국 수많은 입지규제를 피하기 위해 독도로 갈 수밖에 없다. 아니 독도는 자연보호구역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시도할 남은 곳이라고는 도시공원밖에 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경제부총리가 그나마 내놓은 방안이 도시공원에서 바비큐를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런 사정 때문이었던 것을…. 아뿔싸! 참담한 자학의 경제학이다. 제조업에 주는 그나마의 특혜를 서비스업에도 주겠다는 논리지만 거짓경제학이 펼치는 가짜 주장의 되풀이다. 특혜가 사라진 제조업이 더 빨리 무너지면 서비스 일자리 압력은 더 신속하게 높아진다. 전형적인 트레이드 오프 문제다.

새로운 직업도 불가하다. 사립탐정은 돈 있는 자만 고용하고, 로비양성화법은 부자들만 로비할 것이라는 바보들의 주장에 밀려 역시 불허다. 부자에게 유리하다는 주장만 내세우면 거의 모든 새로운 시도를 부결시킬 수 있는 것이 대중정서요, 정치며, 경제민주화다. 그러니 “일자리가 나올 구멍은 모두 틀어막았다!”는 것이 바보공화국의 시대정신이다. 질 좋은 일자리라는 금융 보험은 더욱 그렇다. 금융은 관치요, 전직 관료들의 텃밭이다. 무슨 창의와 성장이 나오겠는가. 증권 보험사는 버젓이 존재하는 민간 주인을 쫓아내려고 결사적인 것이 소위 경제민주화요 금산분리다. 제2금융권조차 은행처럼 관치의 텃밭으로 만들고 나면 여기도 끝이다. 그러니 꿈 깨는 것이 좋겠다. 수많은 골목과 시장과 업종에 규제와 기득권의 칸막이와 울타리를 둘러치면서 일자리를 늘리자고 말하는 자, 과연 그들은 누구인가.

정규재 논설위원실장 jk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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