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2일 '금융실명제 20년'] 허술한 법망에 편법 활개

입력 2013-08-06 17:12   수정 2013-08-07 01:37

소득 감추고 과세 피하려 자산가들 '차명거래' 만연
현행법으론 직접처벌 어려워



올초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 센터를 찾은 자산가 A씨는 담당 PB에게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 명의로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에 자금을 수천만원씩 분산 예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PB센터에서는 특별히 자금 출처를 묻지 않고 가족관계등록부와 인감증명서 인감도장을 이용해 A씨의 자산을 골고루 나눴다. 금융실명제가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이처럼 법망의 허점을 활용한 차명거래 관행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현행 금융실명제법은 실명으로 거래하지 않는 이들을 직접 처벌하지 않는다. 대신 차명거래가 드러나면 상속 및 증여세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조세범처벌법 등을 통해 제재한다.

이렇다 보니 자산가들은 종합과세를 피하려 하거나 증여세 등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수법으로 차명거래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자녀 명의로 주식을 매매해 자금을 불리거나, 자녀 명의 통장에 예치된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는 식이다. 한 은행 PB센터 팀장은 “가족이나 친족, 커플 등 가까운 사람끼리의 차명거래는 용인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절세나 탈세를 목적으로 한 차명거래가 있을 수 있지만 일일이 가려내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소유주(오너)도 차명 계좌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분 및 재산 소유 상황을 숨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상속이나 증여 시 세금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이 불거졌을 때 삼성그룹 임직원이 삼성증권을 통해 개설한 계좌 가운데 1300여개 계좌가 차명으로 밝혀졌다. 주식시장에서는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차명계좌가 이용되기도 한다. ‘슈퍼개미’ A씨는 “상장사인 G사의 경우 주주명부를 분석해 보니 지분 가운데 5.4%가량이 차명계좌를 이용한 오너 일가 지분이었다”며 “대주주에 대한 규제를 피하고, 이사진 선임 등에서 분쟁이 있을 때 이용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대부업체 등 사채업계에서는 불법 고리대금, 일수대출, 각종 범죄와 관련된 자금은 대부분 대포통장 등 차명계좌를 통해 거래하고 있다.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돈세탁을 하거나 여러 전주(錢主)의 차명계좌를 거치는 수법으로 소득을 감추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금융당국은 차명거래를 단속할 만한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병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금융회사 직원은 상대방이 제시한 신분증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자금 출처까지 밝혀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은/조귀동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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