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만의 '통하는 라운딩'…"초보는 파3 골프장서 뭉쳐요"

입력 2013-08-09 17:05   수정 2013-08-09 21:36

Golf는 즐거워 (12) 3040 골프동호회

연습·쇼트게임·샷 교정 3박자 딱맞아 실력 쑥쑥

7년만에 회원수 2000명…레슨프로 원포인트 지도




지난 4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의 파3 골프장 서평택GC. 55m 거리의 1번홀에서 ‘딱’ 하는 티샷 소리와 함께 공이 홀 20㎝ 지점에 안착했다. 멋진 샷의 주인공이 “홀인원할 뻔했어”라며 기분 좋게 농담을 던지자 동반자가 “아무도 오케이 안 줬어”라고 맞받아쳤다. ‘3040 골프동호회’의 화기애애한 라운딩 현장이다.

‘3040 골프동호회’는 30대와 40대 회원들로 이뤄진 골프 모임이다. 연령 제한이 없는 다른 동호회와 달리 가입 조건을 3040세대로 한정했다.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는 박재홍 씨(44)는 “연령대가 너무 넓어지면 회원들 간에 소통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나이가 비슷한 젊은 골퍼들끼리 모이다보니 원활하게 소통하면서 골프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설명했다.

2006년 8월 네이버에 카페를 설립해 만 7년이 된 3040 골프동호회는 현재 회원수 2000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30대와 40대가 중심이다보니 골프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골퍼들이 많이 찾는다. 자영업자도 있지만 아무래도 직장인이 많은 편이다.

한 달에 세 차례 월례회가 열리므로 회원들은 각자의 실력과 라운딩할 수 있는 날짜(평일이나 주말)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회원 구성의 특성상 초보 직장인 골퍼를 많이 배려한다. 첫째주 일요일엔 파3 골프장인 서평택GC에서 초보 회원과 실력 향상을 원하는 회원을 중심으로 월례회를 연다. 여기서 실력을 키운 회원들은 정규 18홀에서 라운딩한다. 둘째주 수요일 여주 솔모로CC, 마지막주 일요일 여주 금강CC 가운데 고를 수 있다.

백상엽 씨(45)는 “초보자들은 실력 있는 회원을 골프 멘토로 삼아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쇼트 게임을 통해 정확하게 샷을 가다듬으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서평택GC의 전반 9홀은 40~60m 사이의 짧은 홀이 많아 쇼트 게임을 연습하기 좋다. 후반 9홀에는 90~170m의 홀이 많다. 이날 월례 모임을 주도한 박씨는 “초보들은 짧은 거리를 못 치는 경우가 많은데 파3 골프장에서 연습하면 정규 골프장 잔디에서 세컨드 샷을 연습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평택 모임에선 라운딩 시작 전 1시간 동안 샷을 연습하면서 회원들이 서로 샷을 교정해준다. 골프장 티칭 코치의 원포인트 레슨도 받을 수 있어 초보 회원들에겐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신입뿐만 아니라 오래된 회원들의 반응도 좋다. 서평택 모임에 자주 나가는 가입 4개월차 직장인 김영찬 씨(46)는 “쇼트 게임을 많이 연습할 수 있고 다른 회원에게 기본기도 배울 수 있어 좋다”며 “여기 가입하고 5~6타를 줄였다”고 자랑했다.

4년째 활동하고 있는 직장인 김은혜 씨(48·여)는 “머리 올리기 전부터 가입했는데 이곳에서 골프 친구를 200~300명 만났다”며 “연습장과 실전 라운딩, 샷 교정의 3박자가 맞아 떨어져 1년 만에 100타를 깨고 2년 만에 90타를 깨 지금은 8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백씨의 초대가 활기차다.

“초보 신입 회원들이 마음을 열고 한 발만 다가서면 나머지 회원들이 안아줍니다. 3040 골퍼님들, 걱정 말고 나오세요. 같이 라운딩하러 나가 실력을 쌓아보시죠.”

평택=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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