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김문수 지사 "빅데이터 시대, 교통·치안·설비부문 활용 검토해야"

입력 2013-09-09 11:16   수정 2013-09-09 11:39



"공공 데이터를 쌓아두면 통계 수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하면 국민 복지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최근 '빅 데이터(Big Data)'가 빅 이슈다. 인터넷 쇼핑몰, 포털, 트위터, 유투브, CCTV 등을 통해 폭증하는 디지털 자료들을 단순 수집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대를 분석하고 움직임을 예측하는 시대가 됐다. 대규모 정보를 처리해 정부나 기업에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지난 6일 경기도 분당 LH공사에서 열린 '오픈 데이터 파트너십 컨퍼런스' 기조 연설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일자리와 신성장동력 창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빅데이터 산업 육성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한 이후에는 김 지사와 함께 김형래 한국 오라클 부회장, 박진수 한국테라데이타 대표, 존 그레이시아 미국 호튼웍스사 CMO(최고 마케팅 경영자), 한재선 KT넥스알 사장, 형원준 한국SAP 사장, 전하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장흥순 서강대 교수, 김태형 경기도 정보화기획관이 모여 1시간이 넘게 열띤 대담을 벌였다.

김문수 경기도 지사는 "빅 데이터 시대에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도 경기도 발전을 위해 관련 정보를 교통과 치안, 설비 등 분야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형래 부회장과 박진수 대표, 한재선 사장, 형원준 사장은 '빅데이터'를 산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고, 장흥순 교수는 빅데이터를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정보화기획관은 빅데이터 시대에 앞서 인재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세계 최대 빅데이터업체 미 호튼웍스사의 존 그레이시아 CMO도 "정부의 빅데이터 활용은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 빅데이터 시대 단점보다 장점 훨씬 많다고 느껴"

김문수 지사= 공공기관은 정보를 공개할때 많은 책임이 따른다. 특히 공무원들은 책임이 발생하고 문제가 제기될 것 같으면 기피하는 성향이 짙다. 빅 데이터 시대에 어느 범위까지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지가 고민스럽다. 미국은 어떤가.

존 그레이시아 CMO= 정보를 공유할 때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물론 정보라는게 사생활을 공개할 때는 조심해야한다. 단점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혜택이 더 많다는 얘기다. 정부 내에서도 정보 공유가 도움이 되겠다고 선도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 있을 것이고, 정보 공유는 결국 혜택을 가져올 것이다.

김문수 지사= 한국에서 가장 쓸만한 정보가 의료정보다. 가장 잘 돼 있는데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 당뇨병 치료약을 쓰면 환자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 의약품과 환자 개인정보를 분리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레이시아= 맞다. 매우 예민한 문제다. 미국은 의료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 익명성을 보장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는 공개하지만 누구인지 등 환자 개인에 대한 정보는 공유하지 않는다.

김문수 지사= 한국은 또 대부분의 정보가 한 군데 굉장히 집중돼 있다. 미국은 정부가 어느정도 수준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가.

그레이시아= 미국은 연방정부 단위로 원하는 시민들로 하여금 관련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공개한다. 예를 들어 미 카운티 정부는 카운티 주민들이 지방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세금과 관련된 정보, 시민들의 불만사항에 관한 정보를 모두 받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김문수 지사= 한국은 정보의 80% 이상이 중앙정부에 있다.

그레이시아= 한국 정부가 정보를 공개한다면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 '빅데이터', 산업 활용방안 무궁무진

김형래 부회장= 일반적으로 '나'와 관련된 정보는 공개하겠다는 본인의 동의 사인을 받은 후 공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동의를 다 얻어야 한다. 또 빅데이터를 분석할 때에는 특정 개인을 지명한 정보는 활용하지 않는 방안이 적용되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들이 보완되고 있는 것이다.

박진수 대표= 최근 프로젝트들을 보면, 정부가 발표한 공공정보를 활용해서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경우도 있다. 각 지역 특성에 따라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이뤄져야 하는지, 어떤 종류의 고장이 잦은지 등 정보를 미리 알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발표한 날씨, 온도, 습도, 위도 등 공공데이터가 한국 제품 생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 수도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결국 고객 서비스가 증대되고, 기업 경쟁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한다. 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기업에 이득이 된다.

김문수 지사= (빅데이터 활용이) 긍정적인 부분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부정적인 요소만 제외시키면 100% 좋아지지 않겠나. 그런 정보는 공개될수록 더 좋을거다.

한재선 사장= 해외에서는 도난 사고가 발생했을때 CCTV와 트위터 등을 연계해서 어떻게 사건이 발생했는지, 어떤 경로로 범죄자가 이동했는지 등을 활용한 사례가 있다. 데이터를 공공의 목적으로 활용해서 이점을 얻은 경우다. 보통 역기능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지만 KT와 같은 회사도 내부 데이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개개인에 대한 정보는 이용하지 못하고, 60개 가구 등으로 묶어서 정보를 활용한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개개인의 정보를 보호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시의 경우도 유동인구 패턴 등과 같은 정보는 개인 프라이버시와 상관 없이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활용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김문수 지사= 교통정보를 활용하는게 개인 사생활 침해가 가장 적은 경우인가.

한재선 사장= 국민건강공단의 경우는 의료정보도 잘 활용하고 있다. 개개인 정보는 이용하면 안되지만, 샘플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병에 걸릴 때 그 전에 어떤 징후가 있었는지 등 정보는 얻을 수 있다. 데이터가 곧 자산이기 때문에 이제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김문수 지사= 맞다. 한국에 데이터라는 자산 자체는 굉장히 잘 집중돼 있다.

한재선 사장= 데이터 자체를 경기도에서 산업이라고 정의했다. 데이터는 일종의 혈관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산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IT(정보기술)를 비롯 컨텐츠, 의료, 바이오, 제조, 금융 등 분야로 크게 확산시킬 수 있다.

김문수 지사= 의료 부문은 아차하면 경계선을 넘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국내에는 토지와 주택과 관련된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가 있다.

전하진 국회의원= 하루 4000만명 이상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스마트카드를 사용한다. 기본적인 데이터들은 있지만 아직 활용은 하지 못하고 있다. 배달 콜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면 어느 가게가 맛집인지, 유명한지 알 수 있는거 아니냐.

장흥순 교수=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경우 개개인의 책 취향을 분석한 후 "아직 이 책은 읽지 않으셨습니다" 하고 권하는 푸쉬메일을 보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빅데이터 시대는 기업들의 마케팅 관점에서도 굉장히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지방자치단체, 공공성 강조한 빅데이터 활용 가능"

김형래 부회장=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야 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교통 환경, 치안 문제 등을 위해서 택시 미터기를 2, 3년에 한번씩 교체할 때, GPS 넣는 방안이 있다. 어디로 이동하는지 등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문수 지사= GPS 택시는 이미 이용되고 있다.

김형래 부회장= 앞으로 그 활용 횟수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미다. 교통과 치안을 포함해 어떤 서비스를 할거냐가 하나의 연구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지역 설비나 상하수도 설비들이 유효 적절하게 잘 활용되고 있는지 등 데이터를 수집해서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투자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기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스마트 기기는 요양원 등에서 의료 기기로 활용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빅데이터를 손에 차고, 몸에 입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큰 방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지자체들은 기업보다 공공서비스 영역에 초점을 맞춰야 하니까 의료 부문에서 특히 강한 빅데이터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재선 사장= '갤럭시 기어'와 비슷한 스마트 시계를 실제로 차고 있다. 내가 잠을 잘 자고 있는지 체크해주거나 만보기 역할 등을 해준다. 스마트 시계에 들어 있는 센서가 데이터를 꾸려주고, 모은다. 이 시계를 부모님께 선물하면,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내가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 데이터가 사람들의 참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 시민들이 재미삼아 온라인 상에 지역 날씨를 알려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통해 세부 지역의 날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정부가 시민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개체가 바로 데이터라고 생각한다.

김형래 부회장= 요즘은 집에서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는 경우가 많은데 시스템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민원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 시스템 자원을 몰아준다든지, 좀더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빅데이터를 많이 활용하는 추세다.

형원준 사장= 무작정 데이터를 오픈하는 게 아니라 창업을 지원해주는 방안을 구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스마트폰 시대에 많은 어플리케이션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툴이 많은 것이다. 창업자들에게 사무실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인프라 툴을 플랫폼 형식으로 제공하면 좋겠다. 전 세계적으로도 빅데이터 시장은 태동기에 있다.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보다 7년 먼저 시작했는데, 한국형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모델로 만들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존 그레이시아 CMO=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면 기술적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민주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박진수 대표= 데이터를 잘 분석한 회사들이 그렇지 않은 회사보다 20% 이상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대기업들만 좋은 정보를 갖고 발전하는데, 경기도에 산재해 있는 중소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때문에 경기도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서 중소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장흥순 교수= 어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것은 굉장히 쉬운 시대가 됐다. 때문에 공공 데이터가 오픈된 환경에서는 많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빅데이터, 재교육 기회 창출…스타트업 지원방안도 고심해야

형원준 사장=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상황이 어렵지만 수학자가 훨씬 많다. 교수 밑에서 스터디 그룹을 짜고, 집중 교육을 받는 식으로 인재가 나온다. 한국에서도 빅데이터는 기존보다 한 단계 높은 고부가가치용이다. 때문에 그 인력을 선점해 확보하는 것은 중국과 인도와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방안이라고 본다.

김태형 정보화기획관= 대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6만~20만명이 재교육의 기회를 받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기존 데이터 베이스를 저장하는 사람들을 빅데이터 관리자로 키우면 좋겠다. 공공 데이터의 경우 개방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재교육에 대한 부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원해줘야 한다.

장흥순 교수= 한국에서는 앱 위주의 생계형 창업이 많다. 경기도가 데이터를 오픈하고, 빅데이터 기반의 분석툴을 제공해 준다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데 있어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또 수 없이 많은 아이디어를 내는 대학생들이 많다. 대학생 경진대회 등을 개최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게 좋겠다.

존 그레이시아 CMO= 대학도 기술개발 측면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 스탠포드 대학의 경우 교수들이 2주의 한 번 꼴로 학생들의 연구를 돕거나 새로운 창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새로운 생각들을 상업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방안이다.

형원준 사장=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인력을 교육시키고 투자해서 개발하는 방법 밖에 없고, 교수나 학생들은 수요를 모른다. 한국 대기업들이 정보를 공개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 대기업 임원들이 대학생 멘토링을 하는 방안도 좋고,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도 기업이 공개한 정보를 활용하면 고부가가치 앱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장려하는 게 좋겠다.

김문수 지사= 오늘 나눈 의견들을 바탕으로 큰 그림을 우선 그린 후, 내용을 확인해서 즉시 시행하겠다. (빅 데이터를 활용하기) 제일 쉬운 방안이 교통과 치안, 설비 부문이라고 본다. 이 부문들의 수준을 높이고, 필요한 부분을 우선 활용해 시작하겠다. 의료 부문의 정보 공개는 늦춰질 수 있겠지만, 공개가 가능한 부분들을 데이터 전문가들을 모아서 찾아내겠다.

얼마전 한국은행에 의뢰한 결과, 경기도 주민들의 신용카드 사용금액 중 30% 이상이 서울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또 이 30%가 백화점, 연극, 영화, 대형병원에서 사용됐다는 데이터가 나왔다. 이런 데이터가 (정책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됐다. 빅 데이터를 여러 분야에서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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