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빙선 기다리며"…얼음바다에 사흘째 묶여

입력 2013-10-06 17:23   수정 2013-10-06 23:45

북극항로 승선기 5신…멈춰선 스테나폴라리스號



항해 18일째인 지난 4일 아침, 스테나폴라리스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또 다른 쇄빙선을 만나기 위해 멈춰선 것이다. 러시아 뉴시베리아섬 근처 북위 78도 해상에서 하루종일 대기했지만 쇄빙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저녁 무렵 바스코 알렉산더 선장이 “쇄빙선은 빨라야 7일 저녁쯤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긴 항해에 지쳐가던 한국인 탑승자들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이스파일럿을 태울 때도, 첫 번째 쇄빙선을 만날 때도 하루씩 걸렸는데 또 4일을 기다리면 무려 6일이나 지체하는 것이다.

남청도 해양대 교수는 “북극항로의 제일 큰 위협은 해빙과 부족한 쇄빙선”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2012년 모두 46차례의 북동항로 운항이 있었는데 올해는 60차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6척의 쇄빙선으로 북동항로를 지나가는 모든 선박을 안내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러시아 북극항로국 규정에 따르면 러시아 영해 북극항로를 지나가는 모든 외국 선박은 러시아에서 제공하는 쇄빙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원활한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남 교수는 “러시아 정부가 쇄빙선 3척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재 건조에 들어간 것은 1대뿐”이라고 말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배가 늘면 며칠씩 해상에서 기다리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알렉산더 선장은 “북동항로는 길기 때문에 일단 얼음 지역을 통과하면 속도를 높여 지체된 시간을 만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쇄빙선 이용료가 비싸다는 불만도 새나오고 있다. 스테나해운은 이번 항해에서 쇄빙선 이용 비용으로 22만달러 정도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300㎞ 정도의 얼음 구간을 안내하고 받는 가격으로는 비싸다는 지적이 많다.

항해 20일째인 6일 오후, 스테나폴라리스는 아직 하얀 얼음꽃의 바다 한가운데 멈춰서 있다. “북극항로는 아직 개척 단계입니다. 탐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럼 이 정도면 비단길 아닐까요?” 해도를 보고 있던 아이스파일럿 세르게이는 이렇게 말하며 먼 바다로 눈을 돌렸다.

북극해 스테나폴라리스 선상=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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