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케네디 추모열기 속 갈라진 미국

입력 2013-11-19 21:30   수정 2013-11-20 05:31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


[ 워싱턴=장진모 기자 ]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이 2분 동안 272개 단어로 된 ‘게티즈버그 연설’을 통해 민주정치의 본질을 갈파한 지 19일(현지시간)로 150주년을 맞았다. 오는 22일은 “국가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지 묻지 말고, 당신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는 명연설을 남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범 리하비 오즈월드의 총탄에 숨진 지 50주년이다.

미국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언론 등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링컨)’과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케네디)’이 남긴 유산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두 전직 대통령은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맞서 노예해방, 시민평등 등 인권신장에 앞장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22일 오전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에 있는 케네디 묘지를 찾아 참배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케네디 유산’이란 연설도 계획하고 있다.

추모 열기와는 별도로 케네디 암살 배후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겁다. 오즈월드의 단독범행이라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 국민의 60~70%는 음모론을 믿는다. 케네디가 시민권 운동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남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중앙정보국(CIA) 등과 결탁해 암살을 계획했다는 시나리오다. 케네디가 진보진영의 ‘아이콘’으로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언론들도 흥행을 위해 암살 배후를 파헤치는 기획물을 다시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보수진영은 음모론에 거리를 두고 있다. 제임스 피어슨 맨해튼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케네디 암살자는 반(反)쿠바 정책에 반대한 극렬한 공산주의자 오즈월드이지, 극우단체의 광신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케네디는 ‘인권 순교자’가 아니라 ‘냉전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게티즈버그 연설 1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려던 계획을 취소하자 “공화당 대통령(링컨)보다 민주당 대통령(케네디)이 우선인가”라고 비판했다. 미국에서도 진보와 보수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장진모 워싱턴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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