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개미 속타는 벽산건설 M&A '미스터리'

입력 2013-12-24 21:02  

인사이드 Story

중동 자본이라더니…아키드, 인수 대금 540억 납입 못해

2만원 넘던 주가 4분의 1 토막
인수 실체 놓고 논란 무성…27일까지 못내면 계약해지



[ 고경봉 / 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24일 오전 10시

벽산건설은 24일 ‘인수합병(M&A) 투자계약을 체결한 아키드컨소시엄이 잔금 납입일인 지난 23일까지 540억원을 내지 않았다’고 공시했다. 아키드 측은 잔금 납입일을 2영업일 한 차례 늘릴 수 있도록 한 계약 조항에 따라 27일 자정까지 돈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에선 아키드컨소시엄의 벽산건설 인수가 좌초 위기에 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벽산건설은 이번에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내년 초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도급순위 28위의 벽산건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50억원 마련 못한 ‘중동 대기업’

아키드컨소시엄은 카타르 유력 인사 바다 알다파 회장이 이끄는 알다파그룹의 자회사로 국내에 소개됐다. 아키드의 벽산건설 인수합병(M&A) 시도는 한 달여간 중동 대기업의 참여, 인수 실체 논란 등이 제기되면서 큰 폭의 주가 급등락을 불러왔다.

▶본지 12월13일자 A21면 참조

당초 아키드는 총 인수 대금 600억원 중 360억원은 국내 기업과 개인 출자금으로 마련하고, 150억원과 90억원은 각각 홍콩 소재 영국계 헤지펀드인 셰나바리인베스트먼트와 인피니트캐피털로부터 빌리기로 했다. 하지만 셰나바리인베스트먼트가 대출을 거부하면서 결국 대금 마련에 실패했다.

법원은 일단 27일까지 잔금납입을 연장키로 하고 다음날 예정된 관계인 집회는 연기했다. 중동의 유력 인사가 이끄는 그룹이 15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 무산 위기에 놓인 셈이다. 언뜻 투자자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앞서 아키드는 지난달 600억원의 인수희망가를 적어내 벽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60억원의 계약금을 내 본계약도 체결했다. 중동 자금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증시가 달궈졌다. 알다파 회장이 지난달 10일 방한해 기자회견을 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앞다퉈 벽산건설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아키드는 보도자료를 내고 “벽산건설은 아키드와의 협력을 통해 2020년까지 약 1500억달러로 예상되는 카타르 인프라건설사업과 1조달러로 추산되는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7일 4500원 안팎이던 주가는 20일 만에 2만2350원을 찍었다.

○인수 둘러싼 의혹어린 시선

그런데 12월 초 이후 상황이 돌변했다. 주가가 과열양상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정밀감시에 나섰다. 검찰도 지난 11일 김모 아키드 대표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히 아키드에는 알다파그룹의 자금이 전혀 들어와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키드의 최대주주는 한국계 여성인 이모씨(27)로 지분 99.9%를 갖고 있었다. 인수자금도 전액 국내 기업 및 개인 자금이거나 해외 투자회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를 보도하자 아키드는 알다파 회장을 대상으로 1억20만원을 모으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최대주주 자리에 앉혔다. 그래도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고 24일 현재 5270원까지 주저앉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아키드 측이 잔금을 납입해 인수를 마무리짓더라도 여러 의혹을 씻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정영효 기자 kg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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