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 같은 배우 박기웅의 네버엔딩스토리

입력 2014-02-03 15:10  

[기획취재팀] 박기웅은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을 늘 놀라게 해온 배우다.

박기웅이라는 이름이 낯선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6년 SKY 휴대폰 광고에서 ‘맷돌춤’을 추던 청년이라면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혹은 KBS 드라마 ‘각시탈’의 잔혹한 순사 기무라 슌지라면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묵직하게 박기웅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캐릭터를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했다. 2012년 지독하리만큼 무거웠던 KBS 드라마 ‘각시탈’의 기무라 슌지를 벗어던진 그는 2013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노랑머리를 한 리해랑 역으로 돌아왔다.

그만이 소화해낼 수 있는 완벽한 도전을 지켜봐온 대중들은 박기웅이라는 배우의 다음 행보에 언제나 물음표를 품었다. 박기웅은 그간 해왔던 것, 잘하는 것에 안주하는 게 아니라 언제나 해보지 않았던 것에 도전해왔기 때문이다.

이것이 다수의 드라마, 영화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박기웅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스타는 떡잎부터 다르다


박기웅은 어릴 적부터 남다른 아이였다. 지금도 잘생긴 외모를 자랑하는 그이지만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사진 속 큰 눈망울에 또렷한 이목구비가 돋보이는 어린 시절은 지금보다 더욱 눈에 띌 정도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고등학교 때 인기가 정말 많았다. 제가 안동 출신인데 그 곳은 소도시잖나. 제가 유명했다기보다는 서로 다 알았다. 돌이켜보면 그때가 더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는 “고등학교 때 잘생긴 걸로 유명한 4대 천왕이 있었는데 저는 그냥 박기웅이었다”며 “발렌타인데이 같은 경우 친척들이 케이크 나눠먹는 날이었다”고 말하며 본인의 인기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술학도가 연기자가 된 이유는


사실 그가 처음부터 연기자의 길을 꿈꿨던 것은 아니다. 학창시절 미술부 부장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미대 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입에 실패하는 좌절을 겪었다.

마음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박기웅은 서울 신촌에서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 그것이 연기와의 첫 만남이었다. 우연하게 들어선 연예인의 길이었지만 그는 이제 연기자의 길을 운명이라 생각하며 걷고 있다. 어쩌면 그것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처음부터 거창한 꿈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해 사람들이 막연하게 갖는 동경 그 정도였다. 부와 명예를 모두 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배우의 길을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몸과 마음을 다해 부딪혀가던 그는 조금씩 연기를 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어느 순간 연기가 좋아지면서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다. 연기를 즐기며 차근차근 발전하자는 목표도 갖게 됐다.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관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는 게 가장 큰 꿈이다. 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

‘맷돌춤’ 하나로 온 국민을 들썩이게 하다


2005년 일본 영화 ‘괴담’으로 데뷔한 박기웅은 2006년에는 SKY 휴대폰 CF에서 선보인 ‘맷돌춤’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대중은 그의 신선한 마스크와 재미있는 춤에 완벽히 매료됐다.

CF 삽입에 삽입됐던 푸시캣 돌스의 ‘Don’t Cha’가 들리면 자연스레 그의 모습이 떠오를 정도였다. “저에게는 고마운 광고다. 그 광고 덕분에 출연 제의를 많이 받았다. 문제는 편견과의 싸움이었다. ‘광고로 떴으니 연기를 못할 거야’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았다. 그 편견을 깨려고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신인배우 박기웅은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출연한 광고는 그해 TV CF 어워드에서 올해의 광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단 15초의 광고를 통해 그의 존재가 대중의 뇌리에 깊이 박힌 것이다.

CF에서 대박을 터트린데 이어 2006년 영화 ‘싸움의 기술’에 출연하게 된다. 왕따 고교생(재희 분)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싸움 고수(백윤식 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서 그는 재희에게 복수의 계기를 제공하는 친구 역할을 연기했다. 비록 비중은 작았지만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에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신인 박기웅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07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Ⅱ’에서는 첫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짝사랑하는 한국인 남학생을 찾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재일교포 준꼬(이청아 분)와 하숙집 아들이자 과외선생인 종만(박기웅 분)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다. 여기에서 그는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잘 소화하며 영화의 재미를 높였다.

이어 같은 해 영화 ‘두사람이다’를 통해 색다른 캐릭터를 소화한 그는 또다시 스크린 주연에 도전한다. 이 영화에서 그는 첫 주연작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Ⅱ’의 코믹하고 밝은 이미지와 정반대인 비밀스럽고 우울한 역할을 소화했다.

박기웅은 2007년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정반대의 모습을 완벽하게 선보였다. 이러한 연기 변신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현재의 모습은 이미 데뷔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벗어 던지고 내실을 다지다


박기웅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사양하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을 선택했다. 역할의 비중에 집착하지 않고 밑에서부터 차근히 내공을 쌓아가기로 한 것이다. 연기의 기본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 ‘두사람이다’ 이후 그는 브라운관을 통해 조금씩 입지를 넓혀나갔다. 2008년에는 KBS2 ‘드라마시티-러브헌트, 서른 빼기 셋’, MBC ‘그리고 밤이면 밤마다’, MBC 드라마넷 ‘서울무림전’ 그리고 KBS2 ‘연애결혼’에 출연했다.

2009년에도 꾸준히 KBS2 ‘천하무적 이평강’, KBS2 ‘남자 이야기’에서 열연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특히 KBS2 드라마 ‘남자 이야기’에서는 자폐 성향이 있지만 뛰어난 분석력과 판단력을 지닌 안경태 역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박기웅은 컬러풀한 헤드셋을 끼고 까딱거리는 고갯짓과 멍한 표정, 그리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첫 등장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마징가 헌터’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안경태는 얼핏 보기에는 어수룩하고 모자란 듯 하지만 주식에 관한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이다.

서번트 신드롬을 앓고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는 상당한 집중력과 몰입이 필요하다. 박기웅은 “안경태는 틱 장애가 있고 자폐증, 대인기피증도 있다. 극 중에서 제가 목을 한 번씩 꺾는 것도 철저히 계산을 하고 하는 거다. 너무 많이 꺾으면 산만해질 것 같아 적절히 선을 지키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안경태를 연기한 뒤 집에 가면 진이 싹 빠지는 느낌이다. 많은 대사 없이 표정과 행동만으로 보여줘야 하는 연기가 많아 신경 쓸 부분이 많다. 게다가 앞머리가 눈을 슬쩍 가리고 있어 눈빛 연기도 보여주기 어렵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드디어 추노에 ‘그분’이 오셨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주연과 조연 같은 역할의 비중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 박기웅은 어느 역할이든 최선을 대해 연기했다. 조용히 내실을 다져오던 그는 2010년 KBS 드라마 ‘추노’를 통해 다시금 주목받았다.

박기웅이 ‘추노’에 합류한 건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던 곽정환 감독의 제안 때문이었다. 그는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터라 부담이 많았다. 그런 제 마음을 알아차리신 건지 첫 촬영 직전 공형진 선배님이 리딩을 먼저 제안하며 도움을 주셨다. 선배님들과 연출, 편집 덕에 실제 연기한 것 보다 잘 나온 것 같다”고 겸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드라마에서 박기웅이 맡은 그분 역은 극 후반에 투입돼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극적인 변화를 보이는 캐릭터였다. 드라마 후반부에 등장한 그분은 노비들과 동지애를 펼치다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했다. 압도적인 캐릭터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해낸 그는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화제가 됐다.

그의 연기가 빛을 발한 신은 바로 노비들을 배신하며 소름끼치는 미소와 함께 “가까이 오지마라, 냄새 난다”라는 대사를 하는 장면이다. 또 업복이(공형진 분)의 총에 맞아 죽는 마지막 장면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숨을 거두는 모습으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추노’ 종영 이후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 등 바쁜 시간을 보낸 그는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노비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속이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했다. 건조하게 웃으면서도 카리스마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특히 노비들과 선혜청을 들이치기 전의 연설 장면에서는 미심쩍은 부분을 잊어버리도록 진실을 담아 연기했다”라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느낌 있는 악역으로 비중을 뛰어넘다


박기웅은 언젠가 한방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감이 들게 만드는 배우였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나아가던 그는 KBS 드라마 ‘추노’에서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2011년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는 완벽히 날아올랐다. 그는 747만 여명이 관람한 이 영화에서 청나라 왕자 도르곤 역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화가 시작하고 1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얼굴을 처음 비추기 시작하는 도르곤 역은 비중이 작은 편이다. 그리 많은 분량이 아니었지만 그는 비중과 관계없이 자신만의 해석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이 영화에서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만주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모습이다. 그는 쉽지 않은 만주어를 왕족다운 위엄 있는 모습으로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그의 이러한 언어감각은 이후에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기무라 슌지로 홈런을 날리다


2012년 방영된 KBS2 드라마 ‘각시탈’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악역을 맡아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였다. 주연과 조연을 따지지 않고 연기 내공을 쌓아 온 그가 제대로 내공을 폭발시킨 것이다. 

그가 ‘각시탈’에 합류하게 된 것은 윤성식 PD와의 인연 때문이다. 그는 “드라마 ‘풀하우스 2’ 촬영으로 일본에 체류하던 중에 윤성식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바로 하겠다고 했다. 다양한 역할을 도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결과가 좋을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지만 재밌겠다 싶어 택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일본인 순사 기무라 슌지 역으로 분한 박기웅은 급변하는 캐릭터를 몰입도 있게 그려냈다. 기무라 슌지는 이강토(주원 분)의 절친한 친구인 선한 소학교 선생님에서 사랑과 복수에 눈이 먼 순사로 변모한다.


지독하리만큼 힘들었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그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드라마 종영 후 그는 기무라 슌지라는 악역을 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악한 연기에 너무 집중을 하다 보니 정신 피폐해졌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각시탈’ 촬영 중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실 요즘 많이 힘듭니다. 연기하고서 배역 때문에 이렇게 힘들긴 처음이네요. 그래서 유독 오늘따라 밝은 강휘가 그리웠나 봐요. 너무 깊게 들어온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놓지 않을 겁니다. 끝까지 버텨볼게요. 극에서 제가 해야 할일, 해내고 말겁니다”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또 한 인터뷰를 통해서는 “기무라 슌지는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어려웠다. 주인공의 당위성 부여를 위한 ‘악의 축’이긴 하지만 원래 못된 인물이 아니었잖나. 시대의 흐름과 아픔 속에서 변모하는 모습을 그려야 돼 정말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악역 전문배우? 밝은 역할이 더 많았다


‘각시탈’을 통해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사실 박기웅이 악역을 연기한 횟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20편이 넘는 그의 출연작 중 악역으로 열연한 것은 드라마 ‘각시탈’을 비롯해 영화 ‘최종병기 활’과 드라마 ‘추노’ 등 3편뿐이다.

덕분에 박기웅이 악역을 하면 작품이 잘 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나올 정도가 됐다. 그는 SBS 예능 ‘고쇼’에서 “제가 악역을 하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 ‘추노’가 35.5%로 막을 내렸고 영화 ‘최종병기 활’이 745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리고 ‘각시탈’이 22.9%의 시청률을 얻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박기웅의 신들린 악역 연기 뒤에는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다. 소속사 측은 극중 슌지 각시탈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됐을 때의 박기웅은 옆에서 말을 걸지 못할 정도로 온 신경이 곤두서있었다고 전했다. 스스로 체력에 문제를 느낄 때면 링거를 맞고 오기도 하는 등 자신을 채찍질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그 열정에 모두가 감탄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각시탈’에서는 고문이 정말 많았다. 물고문, 인두고문, 대못상자까지 있었고 실제로 채찍도 썼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여배우 따귀를 이렇게 많이 때린 역할이 있었나 싶다. 맞는 게 더 편하다. 상대배우가 아파하는 것을 보기 싫다. 악역을 전문적으로 하는 선배님들이 정말 존경스럽다”고 심정을 고백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그가 돌아왔다


지독하리만큼 무거웠던 ‘각시탈’의 기무라 슌지에서 벗어난 그는 최정예 남파간첩이 모인 달동네로 향했다. 2013년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주황머리 리해랑으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 것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들개로 태어나 괴물로 길러진 남파간첩들의 이야기다. 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 부대에서 20000:1의 경쟁률을 뚫은 살아남은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 공화국 최고위층 간부의 아들이자 류환 못지않은 실력자 리해랑, 공화국 사상 최연소 남파간첩 리해진이 남한의 달동네로 모여들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이 영화에서 박기웅은 북한 최고위 간부 리무혁의 아들로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지만 서자라는 출생의 아픔을 품고 있는 리해랑 역을 맡았다. 리해랑은 당으로부터 대형기획사 오디션에 붙어 락커가 되라는 지시를 받았다. 진정한 인만의 락을 보여주겠다던 리해랑은 초급자 수준의 기타 실력을 가지고 자신감만 넘친다. 

영화 장면 중 리해랑이 오디션 무대에서 기타로 기본음만 쳐대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기웅은 “기타를 잘 치는데 못 치는 척하기는 쉽지만 못 치는데 못 치는 연기를 하라고 하니 그건 연기가 안 되더라. 많은 분들이 오디션 무대에서 기타를 치는 장면이 웃기다고 했지만 저는 그 장면 촬영에서 정말 진지했다. 이 장면은 상황이 웃긴 것일 뿐 진지한 장면이다”라고 강조했다.


“정말 편하게 연기했다. 해랑이가 늘 말하는 ‘인생 폼 나게 즐기다 가면 그만이지’라는 대사처럼 굳이 캐릭터에 힘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주변 인물과 연기할 때 리액션에 신경을 썼다. 북한 사투리를 표현할 때는 기존 북한 사투리가 가진 표현보다 좀 더 술렁술렁한 느낌으로 표현했다. 자칫 잘못하면 말이 굉장히 무거워지고 톤 다운될 수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가 ‘각시탈’의 차기작으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선택한 것은 인생을 즐기러 온 듯한 리해랑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각시탈’ 이후 작품 섭외가 많았다. 드라마 주인공 역할이라는 과분한 역할도 있어서 많이 고민했다. 그러다 선택한 게 ‘은밀하게 위대하게’ 였다. 시나리오를 받고 웹툰도 읽었는데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았다”

박기웅은 배역의 비중을 크게 따지는 배우가 아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출연한 것도 앞서 캐스팅 된 배우들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큰 사랑을 받아보기도 하고 때로는 기대보다 낮은 성적을 내보기도 했던 그이기에 가능한 사고다. 인기대신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관객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톱스타가 돼야 한다는 마음은 없다. 10년 동안 연기를 했는데 재미가 있는 걸 보면 이게 제게 제일 잘 맞는 일이겠구나 하는 거다. 배우를 오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중에는 유명한 선생님들처럼 ‘그래도 박기웅 나온 드라마나 영화는 기본 이상은 하잖아’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정말 어려운거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할 생각이다”

온전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박기웅은 누구보다 연기관이 뚜렷하다. 극 속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제일 싫어하는 배우로 개인기를 하는 배우를 꼽는 그는 “극 속의 큰 줄기에서 어긋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연기는 양념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큰 줄기 속에서 벗어나 자기가 잘 보이려고 하는 개인기는 굉장히 증오하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극 속에 묻어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그는 배우로서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래보다 특이한 역할에 많이 도전해온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특화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대신 어떤 역할에도 잘 어울리는 연기자가 되고 있다.

박기웅이 궁금해요?


악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얼핏 차가워 보이는 박기웅의 실제 성격은 역할과 전혀 다르다.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그는 예의 바르고 따뜻한 청년이다.

SBS 파워FM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출연한 김수현은 “기웅이 형은 사실 굉장히 주책맞은 사람이다. 현장에서 춤도 췄는데 정말 빵빵 터졌다. 맷돌춤이 아닌 다른 춤이 또 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인간적으로도 정말 좋은 형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 카메오로 출연했던 밴드 타카피 보컬 김재국은 한 인터뷰에서 “카메오 출연이긴 하나 첫 영화출연이기에 조금 긴장했다. 그런데 박기웅 씨가 일개 카메오인 저와 다른 단역 밴드들에게도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감사하다고 하더라”라며 박기웅의 실제성격을 공개했다.

이어 “아주 매너가 좋은 친구다. 인기 배우이니까 조금은 멀게 느껴졌었는데, 스태프들에게도 살갑게 굴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 박기웅은 한 인터뷰에서 “실제 성격은 느긋한 편이다. 모든 일은 순리대로 흘러간다고 믿어서다.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쿨하다기보다 아등바등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매사에 다 신경 쓰려면 너무 피곤하지 않나”라며 자신의 실제 성격을 밝혔다.

예능에서 그가 살아남는 법


연기만 생각하며 달려온 박기웅기이에 예능 출연 횟수는 많지 않다. 하지만 때때로 출연한 예능에서는 남다른 끼를 발산한다. SBS 예능 ‘고쇼’에서 그는 자신의 외모가 거북이와 닮았다고 밝히며 “늙은 거북이가 풀을 뜯어 먹는 표정을 보여주겠다”고 나서 웃음을 자아냈다.

 KBS2 예능 ‘1박2일’에서는 절친인 주원과의 전화연결을 통해 예능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기웅은 주원이 전화를 금방 끊으려 하자 “이게 끝이야? 퀴즈를 내든가 뭘 해야지. 편집될 거 아냐. 이대로 끝낼 수 없어”라고 방송에 욕심을 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MBC 예능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손호준, 바로, 노민우, 서강준 등과 함께 ‘꽃미남 특집’에 출연해서는 유쾌한 예능감을 선보였다. 특히 방청객과 통화를 하는 장면에서 남자다운 매력을 한껏 드러내다가 남진의 ‘둥지’를 불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재치 있는 모습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그는 첫인상 인기투표에서 1등을 한데 이어 최고의 사위감으로 등극했다.

때때로 토크쇼 등에 얼굴을 비치던 그는 이제 SBS 예능 ‘심장이 뛴다’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박기웅, 전혜빈, 장동혁, 최우식 등이 출연하는 ‘심장이 뛴다’는 6명의 연예인들이 일선 소방서에서 현직 소방대원들과 함께 근무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그는 1월14일 방송된 ‘심장이 뛴다’에서 석모도 할머님들을 위해 ‘연안부두’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어릴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해서 늘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랐다. 할머니는 제게 제2의 엄마 같은 존재”라고 얘기했다. 또 몸이 불편한 노인분들을 보건소로 모셔다 드리면서 친손자처럼 살갑게 노인들을 대하며 애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예능을 통해 박기웅은 연기할 때와는 다른 따뜻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강철체력은 물론이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진중함이 더해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림 그리는 이 남자 매력있다


박기웅은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그림을 그리고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뛰어난 그림 실력을 자랑한다. 연예계 ‘미대 오빠’로 유명한 그는 고등학교 미술부 부장이었으며 무명 시절에는 연기와 미술학원 강사를 병행했다. ‘고쇼’에서 그는 “연필 데셍으로 전국 모의고사에서 A+를 받았다. 이 정도 성적이면 전국 10등 안에 드는 거라고 봐야한다”라며 그림 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또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시사회에서 “미대출신 연기자라 그림을 아주 좋아한다. 지금도 틈만 나면 친한 형 작업실에 가서 작업을 할 정도”라며 “연기를 하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간다면 그림을 그리면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새로운 취미가 생기기도 했다. 그림 그리는 남자 박기웅의 또 다른 취미는 바로 기타다. 인민의 락을 보여주겠다던 리해랑만큼 부족한 기타 실력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출중한 기타 실력을 가지게 됐다. 그는 연습 도중 찢어진 손가락을 강력 접착제로 붙이고 연기했을 만큼 악바리자 노력파였다.

“극 중에서는 두 곡만 연주를 했는데 지금은 더 많이 할 줄 안다. 되게 좋은 취미를 얻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아직 전문적인 것을 표현하기에는 실력이 안 되다 보니 작품으로 연결시키기엔 어려울 것 같다. 그 대신 제 주위에 친한 형들과 함께 연주하면서 놀고 싶다”라고 소망을 밝혔다.

예체능에 능한 배우 박기웅은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현재 2개의 농구팀과 1개의 축구팀에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MBC FM4U ‘푸른 밤 정엽입니다’에 출연해서는 방송 때문에 경기에 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도 있다. 이어 그는 “걸음마를 떼고 나서부터 스키를 탔다. 선수만큼은 못 타지만 경력이 낮은 패트롤(안전요원) 정도는 될 것 같다. 친구가 패트롤을 했었는데 그 친구보다는 잘 탔다”라 자랑했다.

다재다능한 그에게도 못하는 것이 있다. 박기웅은 “기계를 잘 못 다룬다. 폰 뱅킹도 해본 적 없다. 게임도 게임기로 하는 것만 잘 하고 컴퓨터는 거의 못 만질 정도”라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팬을 사로잡은 ‘폭풍 매력’의 소유자


현재 박기웅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다국적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팬들의 사랑은 어머니의 그것과 같다는 말이 있듯이 무조건적인 사랑에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며 “배우를 비롯해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털어놨다.

박기웅은 2013년 3월 일본에서 첫 팬미팅을 가졌다. SBS 플러스 ‘풀하우스TAKE 2’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으며 많은 팬을 확보한 덕분이다. ‘해피 스마일 기웅 월드’라는 타이틀로 도쿄의 일본교육회관에서 열린 팬미팅은 공연 티켓이 모두 매진되는 등 인기가 높았다.

삿포로, 오사카 등 일본 각지에서 행사장을 찾은 2000여명의 팬들을 위해 그는 아껴 두었던 기타 연주와 노래실력을 깜짝 공개했다. 특히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매력과 솔직함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박기웅은 “일본 일정을 통해 먼 곳에서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이렇게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항상 이 마음을 간직하며 좋은 연기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평소 그는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오랫동안 그를 좋아해준 팬들과는 연락을 주고받고 있기도 하다. 그에게 팬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다. “늘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아닌가. 신인 시절에는 팬이 생기는 게 마냥 신기했다면 지금은 같이 나이 들어가고 있는 팬들을 보고만 있어도 너무 좋고 행복하다”

1월22일에는 공식 트위터에 이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웨이보에 사진과 함께 중국어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 박기웅입니다. 시나 웨이보를 개설했으니 앞으로 더욱 많은 중국 팬 분들과 만나 뵐 수 있게 되었네요. 잘 부탁드려요”라 글을 올렸다. 앞으로 더욱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또 박가웅은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소중한 팬들을 위해 음원을 발매하기도 했다. 팬들을 향한 박기웅의 진심이 담긴 음원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보컬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허니듀오(정엽, 에코브릿지)와 윤하가 함께해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윤하가 피처링한 ‘You are my Baby’에서는 직접 작사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다.

2014년, 아직도 보여줄 것이 많다


연이은 성공 이후에도 배우 박기웅의 행보는 여전하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쫓기보다 여전히 배우로서 자신을 채워나가고 있다.

박기웅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2013년 MBC의 단막극 드라마 페스티벌 ‘상놈탈출기’에 출연했다.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영의정의 귀한 아들 호연이 어느 날 음모에 빠져 노비 시장에 내던져지게 되면서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한 고군분투기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집필한 류문상 작가는 기자 간담회에서 “박기웅에게는 우리도 설마 하는 마음으로 출연을 제안했다. 일부 배우 중에는 한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본 이후에는 단막극 출연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박기웅은 흔쾌히 출연에 응해줘 고마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현재 박기웅은 한국 영화 아카데미(KAFA+)에서 진행하는 3D 옴니버스 영화 중 한지승 감독이 연출하는 ‘너를 봤어’에 출연 중이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반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영화 ‘너를 봤어’에서 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좀비가 된 주인공 여울 역을 맡아 좀비와 3D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작품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촬영 중이다. 최근 공개된 사진에서는 극 중 여울 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박기웅을 확인할 수 있다. 검은색 의상과 정갈한 헤어스타일로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뿜어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기웅은 보면 볼수록 진국인 배우다. 오랜 시간 정성들여 우려낸 진한 사골 국물처럼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 어느 역할을 하더라고 자신의 색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누군가는 스타가 되고 싶고 인기가 얻기 위해 연기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정직한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것이 박기웅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출처: w스타뉴스 DB, 웨이브온 엔터테인먼트, 박기웅 트위터,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Ⅱ’, ‘두 사람이다’, ‘싸움의 기술’,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종병기 활’ 스틸컷과 포스터, KBS2 ‘굿닥터’, ‘남자 이야기’, ‘추노’, ‘각시탈’, MBC ‘라디오스타’, ‘상놈 탈출기’, ‘윤하의 별이 빛나는 밤에’, SBS ‘강심장’, ‘고쇼’, ‘심장이 뛴다’ 공식홈페이지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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