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아마존의 20년

입력 2014-02-11 20:30   수정 2014-02-12 04:25

오춘호 논설위원·공학博 ohchoon@hankyung.com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최고경영자(CEO) 사티야 나델라의 취임 일성은 “모바일과 클라우드 사업”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구글과 아마존을 경쟁자로 지목했다. 나델라는 특히 “아마존을 추종하지도 쳐다보지도 말라. 그들을 이겨야 한다”며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마존 클라우드의 강점은 물론 디지털 콘텐츠다. 클라우드 사업이 기술로 승부를 거는 게 아니라 콘텐츠와 고객 서비스가 핵심이라는 사실을 나델라는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기업들이 경쟁자로 인식

월마트 또한 아마존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기업의 하나다. 월마트는 이미 기업 성장의 변곡점마저 지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자회사인 샘즈클럽 매출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적자 이유를 아마존의 급성장으로 분석한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쇼핑으로 간단한 제품을 구매한다. 전자제품과 육아용품, 세제 등에서 아마존 매출이 두드러진다. 월마트는 아마존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창고를 미국에서 10개 이상 짓고 있지만 상자당 배송 비용이 아마존에 비해 2배나 많다.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소형 편의점 형태로 변신까지 모색 중이라고 한다.

전 세계 모든 서점과 음반 영상업자와의 경쟁에서도 아마존은 승리자다. 미국 대형서점 보더스는 이미 문을 닫았고 반스앤드노블도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세계 최대 비디오 대여점으로 명성을 날렸던 블록버스터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것만이 아니다. 미국 소비자의 10%가 지난해 아마존에서 의약품을 구입했고, 이 사이트에서 파는 스낵과 음식을 통해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 400개 화랑에서 나온 5만5000개의 미술품 판매도 이루어진다. 국내에서도 최신형 TV나 컴퓨터를 아마존을 통해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족’이 늘고 있다.

생태계 페러다임 급변 주목

전 산업의 파괴자요 포식자다. 정보기술(IT)은 물론이고 제조업이나 유통업 농업 문화산업 모두 아마존에 휘둘리고 있다. 그들 스스로도 연차보고서에서 수십 개의 업종을 경쟁업종으로 들고 있다. 여기에 포함된 기업은 수백 개, 수천 개다. 산업의 아마존화(Amazonization)가 진척되고 있다. 2010년 이후 성장률이 연 35%다.

정작 아마존은 생산 공장이나 수송 설비가 없다. 전 세계 배송센터에 의존하는 기업이다. 소위 디지털 가상 기업이다. 하지만 이런 가상 기업이 기존 패러다임을 부수고 현실 생태계에서 꾸려가던 기업들과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제프 베저스 CEO가 아마존을 설립한 지 20년 만의 변화상이다. 베저스가 인터넷 1세대인 만큼 인터넷 20년의 소산일 수도 있다. 이들 1세대의 산업 생태계는 물론 인터넷이다. 기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구분조차 이들에겐 필요 없을지 모른다. 아마존현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디지털은 이미 모든 산업에 녹아들어 있다. 최근 새로 임명된 미국 CEO들은 대부분 베저스와 같은 인터넷 1세대다. 이들의 혁신이 주목된다.

오춘호 논설위원·공학博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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