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이스라엘 국경서 한국인 관광버스 폭탄테러…출국심사 위해 가이드 내리는 순간 '쾅'

입력 2014-02-17 02:24  

'성지순례' 진천 중앙교회 교인 31명 등 탑승
2년전에도 시나이반도서 한국인 3명 피랍



[ 김보라 기자 ]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폭탄 테러 공격을 받은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는 평소에도 외국인 납치와 테러 공격이 종종 발생하는 위험 지역이다. 현지 경찰은 시나이반도에서 활동하는 무장 세력이 버스를 겨냥해 폭탄 공격을 가했거나 도로에 폭탄을 매설해 터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상자 대부분은 한국인이다. 테러를 당한 버스에는 충북 진천의 중앙교회 교인 31명과 선교사, 가이드, 기사 등 모두 3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사고 버스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의 버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중 일부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버스에 탑승했던 교인 노순영 씨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는 국경에서 출국 수속을 받는 도중 버스 앞부분에서 펑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다”며 “한국에서 출발한 교인 31명 가운데 사망한 사람은 없고 앞부분에 앉아 있던 절반가량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동북부 시나이반도는 지중해와 홍해 사이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반도로 수에즈운하와 수에즈만, 이집트·이스라엘 국경과 접해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육상 통로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치안 공백으로 알카에다 등의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특히 지난해 7월 이슬람주의자인 무르시 전 대통령이 퇴진한 이후 중동 내 지하드(이슬람 성전) 세력의 새 근거지로 떠올랐다.

이집트의 정보·치안 당국은 무르시 축출 이후 외부 이슬람 무장세력이 대거 유입한 시나이반도 상황을 단순한 치안 불안정에서 명백한 ‘무장 소요’로 바뀌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이슬람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군인과 경찰을 노린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했고, 이들의 거점을 노린 정부군의 공습도 이어지고 있다. 공격과 보복이 꼬리를 물면서 지난해 7월 무르시 축출 이후 100명이 넘는 군인과 경찰관이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됐다. 이집트 정부군은 지난달 24일 군 헬기가 무장 반군에 격추된 이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나서 60명 안팎의 무장반군을 사살하기도 했다.

시나이반도는 이처럼 불안정한 상황이지만 성지 순례객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성경에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으로, 이슬람교 코란에도 무함마드가 맹세하는 곳으로 언급돼 있어 사실상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공동 성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년 전인 2012년 2월에도 성지순례에 나선 한국인 관광객 3명이 베두인족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다.

정부는 당시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여행자제)에서 3단계(여행제한)로 즉각 상향 조정한 이래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유지하고 있다. ‘여행제한’은 긴급한 용무가 아닌 한 즉시 귀국하고 현지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가급적 취소, 연기해야 하는 단계다. 이번에 테러 공격을 받은 한국인 대부분도 현지 여행업체를 통해 성지순례에 나선 관광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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