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슬픔에 무언가를 섞어넣으려는 시도들…

입력 2014-05-02 20:31   수정 2014-05-03 04:58

파도 같은 애도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싸구려 정치가 보인다. 이 비극까지도 장사 기회로 보는 이들이 나타난 것이다. 눈앞에서 학생들이 죽어가도록 방치한 무능한 정부는 준엄하게 비판받아야 하겠지만 이런 대혼란에 편승해 무언가 장사를 도모하려는 자들까지 발호하는 점은 실로 개탄스럽다.

‘다이빙벨 소동’도 결코 작은 소란이 아니었다. 성능 검증도 안 된 이 잠수 설비를 우격다짐으로 동원시킨 것은 일부 방송이었다. 한 방송이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는 보도로 만능 해결책인 양 부추겼고, 고발뉴스라는 인터넷 매체도 가세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실종자 가족의 심리를 이용한 무책임한 공세였다. 불과 몇십분 만에 실패로 끝난 뒤 다이빙벨 소유주의 황당한 변명과 궤변은 그대로 옮기기조차 민망한 것이었다. 해경이 민간 잠수사의 구조를 막았다는 거짓 인터뷰를 최소한의 확인도 없이 마구 내보낸 방송도 있었다. 목숨을 건 구조 작업에 교묘한 훼방꾼들이 활개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들이다. 작은 이준석들이라고 할 만한 일이다.

더한 것은 북받치는 슬픔을 정치로 바꾸려는 시도다. 대통령의 조문을 비하하다 못해 조문객과의 조우를 무책임한 기획설로 만들어낸 자들도 나타났다. 존재하지도 않는 사실을 만들어내 온 나라를 광기의 바다로 끌고갔던 광우병 괴담이 연상되는 순간이다. 전국 곳곳에 조문 분향소가 설치돼 있는데도 촛불을 들고 모이자는 의심스런 선동도 잇따랐다. 슬픔과 애도 이상이라면 이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가카빅엿’이라는 막말의 서기호 씨는 지금 현역 국회의원이라고 한다. 그는 이번에는 ‘천벌받을 대통령’이라는 막말을 날렸다. 국민의 슬픔조차 정치에 활용하려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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