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경찰 특채에 예비법조인 대거 몰려

입력 2014-05-16 20:45   수정 2014-05-17 07:14

경찰청, 로스쿨생 순회 채용 설명회

13개大서 400여명 참가

1기 '변호사 경감' 20명 특채에
사시출신 등 70여명 응시



[ 김태호 / 오형주 기자 ] 경찰청이 변호사 자격 소지자의 경감 특별채용제 도입을 지난 3월 발표한 뒤 경찰에 대한 로스쿨 재학생 등 예비 법조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즉시 판사로 임용될 수 있는 길이 막힌 데다 대형 로펌 입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경찰관’이란 직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이 이화여대 법학관에서 로스쿨 재학생을 대상으로 ‘2015년 특별채용 설명회’를 연 지난 13일. 행사가 끝난 뒤 몇몇 학생들이 “수업 때문에 못 왔다. 한 번 더 설명회를 열어달라”고 경찰 관계자에게 요청했다. 이날 설명회엔 이화여대 로스쿨 재학생 50명이 참석했다.

경찰청은 앞서 지난달 28일 연세대를 시작으로 13개 대학 로스쿨을 순회하며 설명회를 개최했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설명회엔 모두 401명의 로스쿨 재학생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창주 경찰청 미래발전담당관실 경감은 “학교별로 많은 곳은 로스쿨 입학 정원의 50% 정도가 이번 설명회에 다녀갔다”며 “특히 여학생들이 많이 왔다”고 말했다.

현재 채용 과정을 진행 중인 경찰청의 ‘1기 변호사 경감 특채’엔 20명 채용에 변호사 자격이 있는 74명이 몰렸다. 합격하려면 3.7 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한다. 지원자 중엔 사법고시 출신도 10명 정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시 출신들은 기존의 고시 특채에선 일선 경찰서 과장급인 경정으로 채용돼 왔다. 이번 ‘변호사 경감 특채’는 이보다 한 직급 아래인 경감으로 뽑는데도 사시 출신들이 적지 않게 지원한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변호사 경감 특채에서 직급을 낮췄기 때문에 지원자가 줄어들까 우려했는데 기우였다”고 말했다.

경찰에 지원하는 예비법조인들이 늘어난 이유는 취업난 때문이다. 법관 즉시임용제도가 2013년부터 폐지된 데다 검찰과 대형 로펌 등으로 많은 지원자가 몰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일자리’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선호하는 10대 로펌의 경우 2012~2014년 취업자의 76.4%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 3개 대학 로스쿨 출신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명 안팎을 뽑는 경찰의 변호사 특채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로스쿨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무원이라는 안정성에다 경찰 내부에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이 아직 적다는 점에서 승진하는 데도 유리하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관희 경찰대 로스쿨교수지원팀 교수는 “법률적인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경찰 조직에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찰에 들어오면 다양한 수사 및 행정 경험을 할 수 있어 자기계발과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오형주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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