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가까운 미래에 이 지식 중 절반은 버려야 합니다

입력 2014-09-19 02:13  

지식의 반감기
새뮤얼 아브스만 지음 / 이창희 옮김 / 책읽는수요일 / 340쪽 / 1만6000원



[ 송태형 기자 ]
세상이 끊임없이 변해가니 지식도 쉴 새 없이 변한다.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객관적 진실을 추구하는 과학 분야부터 그렇다. 천동설과 지동설까지 올라갈 것도 없다. 학창 시절 태양계에서 가장 먼 행성으로 외운 명왕성은 더 이상 행성이 아니라고 한다. 인간의 체세포 염색체 수는 1956년 46개로 판명되기 전까지 48개였다. 흡연 행위는 1950년대 이후 몸에 해로운 것으로 의견이 통일되기 전까지는 의사가 권장하는 것이었다. 고기는 좋은 것이라는 인식에서 나쁜 것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좋은 것으로 변하더니 이제는 저마다의 생각을 따르면 된다고 한다.


복잡계 물리학자이자 응용수학자, 네트워크 과학자인 새뮤얼 아브스만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지식이 변화하는 현상을 ‘지식의 반감기’로 부른다. 그는 2010년 2월18일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 기고한 ‘경고:여러분은 낡은 현실에서 살고 있다! 메소팩트(mesofact)를 소개하며’란 칼럼으로 일약 ‘스타 학자’로 부상했다. 아브스만 교수가 만들어낸 메소팩트는 ‘시간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고 진화하는 사실’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그는 3년여간 칼럼 내용과 관련한 연구를 집대성해 《지식의 반감기》를 펴냈다. 옮긴이는 메소팩트를 ‘가변적 지식’이라고 번역했다. 저자는 지식이 변화하는 과정이 방사성 붕괴와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우라늄 원자 하나만 놓고 보면 1초 후에 붕괴할지 100만년이 지나도 꼼짝 않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몇 조의 몇 조 배나 되는 우라늄 원자 덩어리의 절반이 붕괴되는 시간인 ‘반감기’를 측정할 수 있듯이 지식도 그렇다고 주장한다.

특정한 하나의 지식이 언제 반박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같은 분야의 수많은 지식을 모아 놓은 덩어리에서 이 중 절반이 낡은 것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학술서를 기준으로 물리학 13.07년, 경제학 9.38년, 수학 9.17년, 심리학 7.15년 등 각 학문의 반감기를 실제로 측정한 2008년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저자가 ‘반감기’라는 개념으로 방사성 동위원소처럼 각 지식의 유효기간을 정확히 측정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복잡한 변화 속에서도 지식이 규칙적으로 변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는 과학을 수량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인 과학계량학을 비롯해 메타 인지과학, 미발견 공공지식론 등 최신 학문 성과들을 넘나들며 지식이 어떻게 탄생하고 확산되고 전이되고 소멸되는지를 탐사하고, 그 배후에 있는 법칙과 공식을 설명한다.

저자는 16세기 ‘과학 혁명’ 이후 지식의 ‘반감기’가 점점 더 짧아지고 있으며 이런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지식의 시대에 올바르게 대처하고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후에도 낡은 지식에 매달리는 ‘지식의 관성’을 경계해야 한다. “그저 위키피디아를 한 번 검색하는 데 그치더라도 우리는 항상 이미 안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탐색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급속한 지식의 변화에 혼란을 느끼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한다. “인간은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며, 지식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해할 능력이 있다”는 낙관론을 편다. 그는 “변화의 배후에 있는 규칙성을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며 “단순한 지식 습득보다 중요한 일은 변화하는 지식에 적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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