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우병서 싸이먼 사장, 쉰 살에 시작한 바이올린…"선율에 몸 맡기면 스트레스 훌훌"

입력 2014-09-23 22:10  

나의 힐링 비법은

클래식 불모지 가산디지털단지에 음악홀 짓고 자선공연 앞장



[ 김낙훈 기자 ]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서울 금천구 독산역 부근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산업용 비옷 수출업체 싸이먼(사장 우병서·67). 저녁이 되면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흘러나온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로, 성악가의 멋진 노래도 곁들여진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사람은 전공자도 있지만 프로 수준의 아마추어도 있다. 그중엔 이 회사 우병서 사장도 끼어 있다.

우 사장은 오는 11월29일 토요일 저녁 여의도 영산아트홀 무대에도 선다. 유엔 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 자선음악회에서 프로 연주자와 협연한다. 레퍼토리는 베토벤의 ‘로망스’다.

우 사장은 산업용 비옷 등을 만들어 일본 등에 수출하는 기업인이다. 연간 수출액은 500만달러 수준이다. 그는 우석대 행정학과를 나와 ROTC를 거쳐 육군 중위로 제대한 뒤 한국화약그룹(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분할되기 전 빙그레와 한국화약, 골든벨상사를 거쳐 1988년 퇴직하고 싸이먼을 세웠다.

그때가 41세. 한화그룹 재직 당시 도쿄주재원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했다. 올해로 26년째 산업용 비옷과 안전장구를 만들어 일본과 캐나다 등에 수출한다. 제조와 수출은 절차가 복잡할 뿐더러 우 사장 스스로도 누구보다 바쁘다. 서울중소기업수출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올린을 배우고 연주한다.

학창 시절 배운 게 아니다. 지천명인 50세 때 시작했다. 아름다운 선율에 매료돼 어느날 감전되듯 바이올린을 잡게 됐다. 그는 “당시 중학생이던 둘째딸이 바이올린을 배우다 힘들다고 포기하자 내가 대신 해보자며 나섰다”고 입문 경위를 밝혔다. 목표는 단순했다. “간단한 곡만 배워보자”는 생각이었다.

일단 시작하니 그리 간단한 게 아니었다. 소리가 제대로 나질 않았다. 정식으로 배우기 위해 중앙대 산업교육원 음악연구소에 입소해 7학기 동안 매주 4시간씩 배웠다. 덕성여대 음악아카데미에서도 현악앙상블을 공부했다. 지금도 연습을 쉬지 않는다. 수요일마다 덕성여대에서 2시간씩 연습하고 토요일에는 서울 신대방동 양문교회의 YM앙상블에서 회원들과 호흡을 맞춘다. 개인레슨도 매주 한 차례씩 받는다.

바이올린이 얼마나 섬세하고 어려운 악기인가. 의욕에 넘쳐 시작했다가 얼마 안돼 상당수가 중도 하차한다. 하지만 우 사장이 17년째 꾸준히 배우는 것은 음악을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주한 레퍼토리는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슬픔’, 비발디 ‘사계’, 로시니의 ‘현을 위한 소나타’,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이다. 작년에만 10번 정도 무대에 섰다. 구로디지털밸리 행사나 각종 자선 행사, 중소기업융합서울교류회 모임 등에서다.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회사 내 한쪽을 아예 클래식 음악실로 만들었다. ‘싸이먼뮤직홀(www.mhall.kr)’이다. 클래식 불모지 가산디지털단지에 음악을 보급하기 위한 것이다. 수억원의 사재를 투자해 만든 이곳은 약 80석 규모의 아담한 홀이다. 야마하 그랜드피아노와 녹음 및 녹화 시설까지 갖췄다. 5개의 연습실도 꾸몄다. 그는 고향인 경북 봉화에서 ‘청소년을 위한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각종 자선행사에 참가해 기부하면서 연주한다.

우 사장은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선율에 몸을 맡기면 정신까지 맑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과 음악은 서로 상충되는 게 아니라 보완 관계”라며 “음악에서 얻은 에너지를 기업 경영에 쏟는다”고 전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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