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첩한 코너링·짜릿한 주행…덩치 커졌어도 여전히 '고카트'

입력 2014-09-30 07:02  

'뉴 미니 5도어' 영국서 직접 타보니


[ 박수진 기자 ]
1957년 영국의 자동차 업체 BMC의 레오나드 로드 회장은 자사 엔지니어인 알렉 이시고니스에게 ‘미니어처’처럼 작지만 성능 좋은 차량 개발을 지시했다. 수에즈 전쟁의 여파로 기름값이 오르면서 작고 성능 좋은 차량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2년 후 전장 3050㎜짜리 초소형 미니가 태어났다. 미니는 출시와 함께 독특한 외장과 폭발적인 성능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소형 프리미엄 자동차’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미니는 그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다. 해치백뿐 아니라 쿠페, 컨버터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라인업이 확대됐고 크기도 커졌다. 변신 과정에서 미니 마니아들 사이에선 걱정이 나왔다. ‘고카트’(작고 잘 달리는 경주용 자동차)라는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의 휴양도시 헨리온템스에서 ‘뉴 미니 5도어’ 제품을 봤을 때도 그런 걱정이 앞섰다. 미니 해치백은 3도어 제품뿐이라는 지난 55년 동안의 고정관념을 깬 제품이었다. 실내공간을 넓히기 위해 휠베이스는 72㎜, 자동차 전체 길이와 높이는 각각 161㎜와 11㎜ 늘렸고 문짝을 두 개 더 달았다. 가족 야외용으로도 개발됐다는 설명이었다.

이렇게 커진 미니도 고유의 민첩하고 짜릿한 주행감을 유지할 수 있을까. 헨리온템스의 고급호텔 ‘두 뱅’(du Vin)에서 인근 골든 볼(Golden Ball)까지 이어지는 147㎞ 시승구간을 뉴 미니 5도어를 타고 4시간에 걸쳐 달려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새 모델은 덩치는 커졌지만 미니의 고유 특성인 ‘고카트 필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엔진과 부드러워진 서스펜션, 프리미엄 옵션으로 한층 업그레이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LED링이 빛을 내며 운전자와 교감을 시작했다. 시승구간은 직선 코스보다 코너링이 많은 길이었다. 때문에 길어진 차체가 코너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금세 알 수 있었다. 직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길어진 차체 때문에 쏠리거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공기 저항계수가 0.30 또는 0.32를 나타내 동일 등급의 자동차 중 가장 우수한 공기저항계수를 가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었다.

다양한 드라이빙 모드도 그대로다. 기본 설정인 MID와 함께 SPORT, GREEN 모드로 주행 가능하다. SPORT 모드에서는 가속페달 특성곡선과 조향이 스포티한 주행에 적합하게 조정된다. 에너지 효율 중심에 중점을 둔 GREEN 모드에서는 에너지 및 냉난방 관리가 지능적으로 제어된다. 동력전달장치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글라이딩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시속 50~160㎞ 속도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동력전달장치의 연결이 분리된다. 그러면 공회전속도에서 차량이 구르기 때문에 연료 소비가 최저로 감소된다.

미니의 ‘킵앤드체인지’(keep & change)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니 원래의 디자인과 민첩한 주행 성능은 그대로 유지(Keep)하면서 도어를 추가하고 공간을 확장하는 변화(change)를 성공적으로 접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0월 초 파리모터쇼에서 일반에 공개되는 뉴 미니 5도어는 영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10월 말 국내에서도 출시된다. 가격은 미정.

헨리온템스(영국)=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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