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볼라와 애국심

입력 2014-11-14 21:23  

阿 에볼라 의료진 파견에 몰린 145명
한국인의 의지 보여준 그들이 애국자

장현식 <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前KOICA 전략기획이사 >



에볼라가 국제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나 스페인 등에서 2차로 감염된 환자까지 발생했다. 국제사회는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에볼라 발병지역에 대한 의료진 파견 등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고, 지난 13일 ‘에볼라 바이러스 위기 대응 보건인력’ 선발대를 시에라리온에 파견했다.

에볼라 사태를 보면서 필자는 2003년 코이카 중국사무소 근무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중국에서는 ‘사스’라고 하는 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이 기승을 부렸다. 사스 감염에 대한 공포가 매일 엄습하던 시절이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장갑을 끼고 단추를 누른 기억이 있다.

이번 에볼라 사태를 보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선진국들의 뒤늦은 대응이 그렇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최근에 발생한 알려지지 않은 감염병이 아니다. 1970년대 중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병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선진국에서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제약회사들도 치료제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다. 에볼라가 에이즈처럼 미국에서도 많이 발생했다면 미국 정부가 가만히 있었을까.

이번에 에볼라가 발생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책임론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에볼라 발병국 정부 인사들은 에볼라를 아프리카에 만연한 바이러스의 하나로 생각하고 시간이 흐르면 잠잠해지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1970년대 콩고에서 처음 발생해 많은 사람이 감염돼 사망했지만 당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조치로 감염 확산을 막았던 경험은 잊은 채 그저 국제사회의 지원만 바라보는 방관자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에볼라 사태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국제사회가 힘을 합해 노력하면 안 될 일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도 세계를 떠돌고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 많은 이가 스스로를 희생하고 싸우는 모습은 우리를 감동케 한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의 에볼라 대응 의료진 파견에 민간에서 의사와 간호사 145명이 자원했다는 사실이다. 이를 보면 한국의 앞날이 참 밝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이 아프리카 현지에서 열심히 근무하며 한국인의 불굴의 의지와 국제사회 안전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한국에 축적돼 있지 않은 에볼라 같은 열대성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길 기대한다. 에볼라 파견 의료진의 건승을 기원한다.

장현식 <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 前KOICA 전략기획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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