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텔레파시·자각몽…상상을 실현시킬 뇌의 비밀

입력 2015-04-09 21:29  

마음의 미래

미치오 카쿠 지음 /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580쪽 / 2만4000원



[ 김보영 기자 ]
영화 ‘인셉션’에는 ‘드림머신’이라는 기계가 나온다. 사람들의 꿈속에 들어가 아이디어를 훔칠 수도 있고, 조작된 기억을 심을 수도 있는 기계다. 기억 조작 전문요원 돔 코브(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이 기계를 활용해 남의 꿈속에 들어가 기억을 조작하려고 한다.

영화처럼 자유롭게 타인의 머릿속을 들락거리는 것은 헛된 망상에 불과할까. 거짓말 같은 이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었다. 자신이 꿈을 꾼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자각몽(루시드 드림)’에 대한 연구가 하나의 갈래다. 독일 뮌헨과 라이프치히에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 과학자들은 2011년 자각몽을 꾸는 사람에게 뇌파 감지(EEG) 센서를 부착, 자기공명영상(MRI) 스캐너를 가동해 꿈의 내용을 파악하고 잠자는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꿈속에 들어갈 수 있을까, 텔레파시나 염력을 구현할 수 있을까, 갑작스러운 지능 향상이 〈耐? 마음의 미래가 다루는 주제들을 과학과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 각 장의 주제만 살펴보면 과학보다는 미스터리 서적에 가깝다는 인상도 받는다. 하지만 이론물리학계 석학이자 대중과학 분야의 탁월한 이야기꾼인 미치오 카쿠 뉴욕주립대 석좌교수는 최신 연구 동향과 인터뷰, 비전을 묶어 비과학적인 주제를 누구보다 과학적으로 풀어냈다.

‘인공정신과 실리콘의식’ 장에서 카쿠 교수는 자아의식을 가진 로봇을 소개한다. IBM에서 만든 컴퓨터 왓슨은 2011년 TV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왓슨이 자아의식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 자아의식은 단순히 뛰어난 추론 능력이나 정보 분석 능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에 자신을 대입해 모형을 만들 수 있고, 이 모형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해 자신의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어야 한다. 2012년 미국 예일대에서는 거울 속의 모습이 자신임을 알아보는 로봇 ‘니코(Nico)’를 만들어 이 분야의 로봇 제작에 첫발을 내디뎠다.

마음으로 물체를 움직이는 염력도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EEG 센서를 활용한 보급형 뇌-기계 인터페이스(BMI)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뉴로스카이가 2009년 EEG 센서를 통해 공을 움직이는 장난감 ‘마인드플렉스’를 업계 최초로 출시한 이후 BMI는 비디오게임, 의학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카쿠 교수는 기술이 ‘생각’을 어떻게 물리적으로 구현하는지 보여준다.

그는 끈 이론과 평행우주론의 대가로 불리는 이론물리학자이자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미래학자다. 기존 우주 모형에 대한 상식을 바꾼 《평행우주》를 비롯해 《초공간》《불가능은 없다》《비전》 등 대중 전문 과학서적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1947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일본계 미국인으로 태어나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카쿠 교수는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뇌과학을 다룬 이 책을 집필하면서 생물학 의학 화학 등 해당 분야 첨단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각 연구를 단순히 주제에 따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의 지식과 유기적으로 묶었다. 공상과학(SF) 소설부터 영화까지 폭넓은 배경 지식을 동원해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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