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PPT 회의 사라진 네이버…디자이너 목소리 키운다"

입력 2015-05-12 09:52  

디자인센터 통합·개편…원 네이버 TF·크리에이티브 랩 신설
김승언 디자인센터장 "모바일 시대 속도싸움…업무 경계 사라져"




[ 최유리 기자 ] 최근 네이버 신규 서비스 회의에선 파워포인트(PPT) 자료가 사라졌다. 디자이너들이 만든 프로토타입(시제품)이 보고용 PPT를 대신하면서다. 최고 경영진들이 사용자 관점에서 프로토타입을 써보고 평가하기 위한 변화다. 네이버의 관심사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폴라'와 모바일 콘텐츠 생산 플랫폼 '포스트'도 이 같은 방식으로 디자이너들이 주도한 서비스다.

네이버에서 디자이너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비스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경계가 무너지면서다. 네이버가 최근 디자이너들을 한 데 모아 디자인센터로 통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비스 기획부터 개편까지 디자인을 아우르는 콘트롤 타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센터를 이끌고 있는 김승언 이사(사진)를 네이버 본사에서 만났다.

◆ 모바일 시대 '속도'가 핵심…디자인센터 통합으로 '가속 페달'

네이버는 지난 2월 디자인센터를 통합·개편했다. 서비스에 따라 실 단위로 쪼개져 있던 디자이너들을 하나의 조직으로 모은 것. 규모만 총 200여명에 달한다.

디자인센터장을 맡은 김승언 이사는 여러 서비스의 전체 디자인을 조망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간 디자이너들이 맡은 개별 서비스에 집중하다보니 브랜드를 아우르는 통일성이 떨어졌다는 생각에서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오면서 통일성이 떨어졌습니다. 앱(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마다 사이드 메뉴 위치나 로고의 크기 등이 조금씩 달라요. 물론 이용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죠. 그러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네이버라는 브랜드 정체성이 약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이 한 데 뭉치면서 의사 결정력도 커졌다. 기획-디자인-개발 등의 개별 과정을 거치던 것에서 디자이너가 서비스 기획을 주도하는 경우도 생겼다. 자동차로 치면 디자이너가 콘셉트카를 먼저 내놓고 기획·개발자들과 함께 개선해가는 방식이다. 모바일 시대에는 '속도'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디자이너들이 변화의 가속 페달을 밟는 중이다.

"PC 시대에는 완성도의 싸움이었다면 모바일 시대에는 속도 싸움이 됐습니다. 디자이너라도 유연하게 기획에 참여하면 빠른 대응이 가능해지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디자이너와 기획·개발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인터랙티브 디벨로퍼(통합 개발자)나 인터페이스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 변화와 안정 사이서 '줄다리기'…새로운 TF 조직도 꾸려


디자인센터로 통합한 후 새로운 태스크포스(TF) 조직도 만들었다. '원(One) 네이버 TF'와 '크리에이티브 랩(Creative Lap)'이 그것이다. 각각 디자인의 통일성과 차별성을 더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네이버를 쓰다가 자연스럽게 넘어오는 서비스나 네이버를 대변하는 검색 서비스에선 통일성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대표 서비스에는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죠. 반면 급진적으로 디자인을 바꾸기 어렵다보니 지루하다는 얘기도 듣습니다. 크리에이티브 랩을 만들어 틀을 깨는 역할을 맡긴 이유죠. 신규 서비스의 경우 네이버답지 않은 디자인도 적용해보려 합니다."

김 이사의 말대로 디자인센터는 변화와 안정 사이를 오가고 있다. 창의성에 기반해 서비스를 개선해야 하지만 급격한 변화는 이용자들의 불만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사용하는 포털 서비스의 경우 변화 자체에 거부감을 갖습니다. 때문에 디자인 개편을 잘해야 본전, 못하면 대역죄인이 되죠. 10걸음 앞서가고 싶은 게 디자이너 욕심이지만 포털에선 0.5걸음만 내딛는 게 중요합니다"

지난 1월 선보인 모바일 검색 개편도 마찬가지다. 변화와 안정 사이의 접점을 찾기 위해 개편 전후 다양한 이용자 분석을 거쳤다. 개편안에 대한 사내 테스트, 이용자 인터뷰에 이어 버킷 테스트(무작위로 선정된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버전을 배포하는 형식)도 3차례 진행했다.

"다행히 개편안에 대한 반응은 고무적이었습니다. 초반에는 거부감이 있었지만 트래픽이 떨어지진 않았어요. 검색 서비스는 정보를 찾는 경로를 최소화하는 게 핵심인데 첫 화면 상단에서 정보를 보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앞으로도 디테일한 변화로 이용자들과 눈높이를 맞출 겁니다. 감동은 디테일함에서 나오니까요."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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