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보쉬, 불량률 0.000008%의 비결

입력 2015-05-27 20:54  

문제 해결에 전 사원 참여
위키피디아式 공정 개선



[ 강현우 기자 ] 독일 보쉬는 자동차부품업계 세계 1위(매출 기준) 업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폭스바겐 벤츠 BMW 등 세계적 완성차 업체가 보쉬의 부품을 쓰고 있다. 부품 불량률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핵심 부품인 가솔린 연료분사장치의 연간 불량률은 8ppm(1ppm은 100만분의 1) 이하다. 100만개 중 불량품은 8개가 안 된다. 세계 5개국 13개 공장에서 생산하는 연료분사장치 모두가 그렇다.

안드레아스 함페 보쉬 수석부사장은 ‘위키피디아(사용자 참여형 백과사전)식 공정’과 ‘네트워크 공정’을 그 비결로 꼽았다. 위키피디아식 공정은 1990년대 말 도입됐다. 세계 공장을 똑같이 설계한 뒤 공정마다 인터넷 게시판을 설치했다. 근로자들이 실시간으로 기계 작동 요령과 문제 해결책을 올리도록 했다. 이른바 ‘참여형 공정 개선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세계 13개 공장에서 문제 해결 방안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예컨대 독일 공장에서 절삭기계의 유압이 불안정해지는 현상이 발생했을 때 특정 밸브의 나사를 교체해 불량 위험을 줄였다면, 이 사례를 해당 공정 게시판에 올려 다른 지역 근로자가 참조하도록 했다. “이후 세계 공장에서 불량률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 지난 20일 독일 뉘른베르크 보쉬 가솔린 공장에서 만난 함페 수석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독일에 먼저 선도 공장을 지은 다음 해외에 똑같은 방식으로 건설하지만, 해외 공장의 모범 사례를 독일 공장에 들여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보쉬 高품질 비결 '공장간 네트워킹'

보쉬는 가솔린공장을 독일과 한국·미국·중국·터키에서 가동 중이다. 한국 대전공장은 2012년 ‘불량률 제로’를 달성하는 등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독일 공장은 평균 4ppm을 유지하며, 다른 공장도 목표치인 8ppm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13개 공장 관리자는 최소 6개월에 한 번씩 독일 뉘른베르크 공장에 모여 위키피디아에 축적된 정보를 다시 한 번 검토하고 다듬는 작업을 한다. 한국보쉬 관계자는 “불량률 목표를 더 낮출 수도 있지만 근로자 작업 환경이나 효율성을 고려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쉬는 2013년부터 위키피디아식 공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네트워크 공정’ 구축에 들어갔다. 전 세계 공장 운영 본부와 각 공정의 기계들, 그 기계를 운행하는 근로자를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십년간 종이문서로 쌓아온 공정·기계별 운영일지도 모두 데이터베이스(DB)에 넣었다.

뉘른베르크 공장은 선도 공장으로서 네트워크 공정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ID카드를 착용한 작업자가 기계에 접근하면 기계에 설치된 모니터에 어떤 작업을 할 차례인지, 주의할 부분은 무엇인지 등 지침이 표시된다. 여러 종류의 부품을 빠르게 장착해야 할 때는 부품통마다 장착된 램프가 순차적으로 깜빡여 순서가 바뀌는 것을 방지해준다.

연료분사장치 완성품에 들어가는 40여개 핵심 부품에는 모두 레이저로 고유번호를 매겨 각 공정에서 작업할 때마다 해당 부품의 정보를 저장한다. 나중에 불량이 발생했을 때 어느 공정에서 어떤 제품, 작업자의 문제로 인한 것인지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함페 부사장은 “2013년 네트워크 공정을 도입한 이후 매년 생산성이 5%씩 올라가고 있다”며 “세계 공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효율성과 신뢰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뉘른베르크=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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