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배려한 닛폰생명 사옥 구조

입력 2015-06-10 14:41  

(김은정 국제부 기자)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이제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수한 역량을 갖춘 여성들을 어떻게 잘 관리할 지가 큰 고민이 됐죠.

일본의 대표적인 보험회사인 닛폰생명의 사례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여성들을 배려한 건물 구조와 인테리어로 유명한 닛폰생명을 집중 조명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사카에 있는 닛폰생명 본관. 여기에는 콜 센터와 보험상품 관련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다수의 부서가 집중돼 있습니다. 전체 직원의 90%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 인력 비중이 높습니다.

닛폰생명은 건물을 설계할 때부터 ‘일본 여성이 일하기 좋은 빌딩’을 내세웠습니다. 요도야바시역에서 지상으로 나오면 바로 닛폰생명 건물이 보입니다. 정확하게는 닛폰생명 동관입니다. 지상 15층에 지하 2층의 건물인데 5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합니다. 닛폰생명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 보장돼야 여성 인력들의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믿었습니다.

사무실은 5~13층에 집중 배치했습니다. 사무실은 넓은 공간을 기본으로 하되 기둥을 최소화했습니다. 각 자리는 사무실의 외곽에 배치하고 사무실 중앙에는 정보 공유와 회의 등을 위한 테이블을 놨습니다. 관리직 자리는 사무실 중앙에 배치한 것도 눈에 띕니다. 원활한 소통과 수평적인 관계 설정을 위한 것이라네요.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는 위아래 층을 이동할 수 있도록 사무실 안에 내부 계단을 마련한 점도 특징입니다.

사무실 조명에도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일반 매장에서 대량 구입이 가능한 조명은 너무 밝거나 너무 어두워서 업무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판단에섭니다. 그래서 여성 인력들이 가장 선호하는 밝기를 조사해 맞춤 제작을 했습니다. 업무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죠. 조명은 밤낮 자동으로 밝기가 조정되고 사람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해 집중적으로 조명을 밝게 할 위치를 설정하게 됩니다.

에어콘도 맞춤 제작을 했습니다. 대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가 바로 에어컨입니다. 여름철에는 에어컨 바람이 싫어서 담요를 덮거나 긴 옷을 입는 여성 직장인들도 많죠.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직장 풍경입니다. 하지만 닛폰생명은 이런 불편을 조금이라고 없애기 위해 에어콘을 천장 안에 설치하고 저속으로 바람이 나오도록 설계했습니다. 천장에서 내려온 바람은 바닥의 흡입구에서 흡입하는 구조입니다. 버튼을 설치해 바람이 지나가는 속도를 더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 구역마다 각 개인의 체온에 따라 온도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또 엘리베이터를 탈 때 본인의 신분증용 회사 카드를 엘리베이터 앞에 있는 모니터에 대면 그 사람의 사무실이 있는 층이 바로 눌립니다. 비슷한 시간에 카드를 댄 사람들을 같은 층별로 나눠서 몇 번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지 모니터에 표시해줍니다. 또 일하는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미리 부르고 싶을 때도 호출 센서에 손을 가까이 가져가면 알아서 인식하고 그 층으로 엘리베이터를 보냅니다. 위생과 정전기 방지를 위해 버튼을 직접 누르지 않아도 되도록 만든 것입니다.

가장 편리한 건 한 층에 여성 화장실을 최소 4개 이상 설치한 겁니다. 일반적으로 남녀 화장실이 반반씩 있지만 여성 인력이 많다는 특수성을 고려한 것이죠. 게다가 여성 화장실은 남성 화장실에 비해 면적이 더 넓고, 구조가 다릅니다. 스타킹을 쉽게 갈아 신을 수 있도록 거치대가 있고요 거울을 보면서 화장하기 편하게 파우치를 거울 앞에 바로 놓을 수 있도록 구조가 돼 있습니다. 화장 전용대와 일부 집기를 갖춘 건 기본입니다.

회사 식당도 다르지 않습니다. 야채와 저칼로리 메뉴를 기본으로 뷔페식으로 나옵니다. 먹고 싶은 만큼 음식을 덜어서 무게를 측정한 뒤 돈을 내는 시스템입니다.

건물을 지을 때 일반 사무용 건물에 비해 직원 1인당 건축 비용으로 친다면 두 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직원 지향적인 건물이 얼마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지 수치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업무 환경 개선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경영진의 노력이 직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이 됐을 것 같네요./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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