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수물류창고 인증제의 의미

이성우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제물류연구실장 >


한국은 10년째 ‘중진국 딜레마’에 빠져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함정’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선진국들이 5~6년 안에 ‘3만달러 벽’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현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성장률이 그만큼 저조하다.

박근혜 정부는 이 문제를 직시하고 출범 초부터 ‘창조경제 실현’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다. 전통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 중심의 융복합형 산업을 통해 뚝 떨어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기존 서비스산업과 연계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 물류산업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2020년 세계 8조달러 시장

물류산업은 2020년 세계 시장 규모가 8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점쳐지는 거대산업이다. 특히 유통·전시·컨설팅·금융 등과의 융합을 통한 성장잠재력이 큰 산업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국은 우수한 지정학적 입지와 인적 자원을 가지고도 물류 분야에서 경제 규모에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류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 부족 탓이다. 물류 관련 정부 부처가 일원화돼 있지 않고 정책적 지원 대상으로서의 우선순위도 매우 낮은 편이다. DHL, 센커 등 글로벌 기업은 연간 매출 50조원대를 넘는 등 펄펄 날고 있는데, 한국 물류기업은 연평균 매출 6억원대의 영세기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정부는 3년 전부터 우수물류창고 인증제를 도입해 물류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해왔다. 우수물류창고 인증제는 항만구역과 내륙 물류창고에 대한 인증제로 구분돼 시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항만구역 내 우수물류창고 인증제는 한국의 수출입 및 환적 비즈니스 기능을 수행하는 대형 물류창고를 대상으로 그 능력을 인증하는 제도다. 항만 내 물류창고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시설의 효율성과 운영 능력 제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수물류창고 인증제 확대를

한국 물류산업의 경쟁력은 제조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와 수입 물류비 절감, 이를 통한 물가 안정화 등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 우수물류창고 인증제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창조경제는 멀리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우리 주변의, 이미 알고 있는 분야에서 충분히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

이성우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국제물류연구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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