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끌고 공연장 직행…'뮤지컬 한류' 떴다

입력 2015-09-24 19:13   수정 2015-09-25 14:18

"한류스타 주인공 보자"…공연 보러 오는 관광객 급증
'인 더 하이츠' 관객 730명 중 127명이 외국인 관광객
제작사, 외국어 자막 서비스, 물병 등 MD판매 수익 '쏠쏠'



[ 고재연/선한결 기자 ] 지난 20일 뮤지컬 ‘인 더 하이츠’ 공연이 열리고 있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 공연장 로비에는 들뜬 모습의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인·일본인 관광객뿐 아니라 서양인, 히잡을 두른 무슬림도 눈에 띄었다.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성규, 동우가 함께 출연한 날이어서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로비는 배우들의 사인으로 장식한 물병, 얼굴이 그려진 휴대폰 케이스 등 공연 기념상품(MD·머천다이즈)을 사려는 외국인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공연계에 부는 한류 열풍

지난 여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직격탄을 맞았던 공연계에 한류 바람이 거세다. 라이선스 뮤지컬 ‘인 더 하이츠’ ‘신데렐라’, 창작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에 아이돌 출신 한류 스타가 대거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 장벽 때문에 ‘난타’ 같은 비언어 공연에 외국인 관객이 몰렸던 것과는 확 달라진 모습이다.

국내 최대 공연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이달 23일까지 인터파크 글로벌 사이트에서 외국인이 예매한 건수는 1만3434건이었다. 현장 구매와 여행사를 통한 단체관람권 구입 등을 제외한 숫자다. ‘인 더 하이츠’를 기획·제작한 SM C&C에 따르면 20일 유료 관객 중 10% 이상이 외국인 관객이었다. 13일에는 유료 관객 730명 중 127명이 외국인이었다.

제작사 측은 “브로드웨이에서 검증받은 뮤지컬인 데다 한류 스타 인피니트, 엑소, 샤이니 멤버들이 출연해 외국인 관객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18일 창작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공연이 열린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은 총 600석 중 3분의 1을 넘는 220여석을 외국인 관객이 채웠다. 이 작품은 6·25전쟁 때 무인도에 고립된 국군과 북한군을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20~40대의 일본 단체관광객들은 북한군 류순호 역으로 출연한 슈퍼주니어 려욱의 어린 시절 사진 등이 담긴 포토북을 집어들기 바빴다. 제작사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8000여명의 외국인이 이 작품을 관람했다.

지난달 막을 내린 뮤지컬 ‘데스노트’ 공연에는 김준수를 보기 위해 각국 팬들이 몰렸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캐리어(여행가방)를 끌고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를 찾아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역사 뮤지컬도 예외가 아니다. 일제강점기 민초들의 한과 투쟁을 다룬 뮤지컬 ‘아리랑’도 100여명의 일본인 관객이 관람했다. 배우 안재욱, 뮤지컬 배우 카이를 보기 위해서다.

○“외국인 관객 잡아라”

기획사들도 외국인 관객 잡기에 나섰다. 해외 관객을 유치해 연간 3000억원 규모로 정체된 국내 뮤지컬 시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인 더 하이츠’를 제작한 SM C&C는 제작 단계부터 외국인 관객의 수요를 겨냥해 공연장 무대 양쪽에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을 설치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자막을 내보내고 있다. 공연장에선 캐리어 보관도 해준다. ‘신데렐라’ 공연장 로비에는 일본 관객을 위한 통역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있다.

제작사들은 배우들의 얼굴, 사인, 친필 등이 담긴 MD 제작 및 판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포토북, 홀로그램 엽서부터 티셔츠, 물병, 휴대폰 케이스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제작사 관계자는 “인기 있는 멤버들의 물병은 순식간에 동난다”며 “현장에서만 살 수 있는 물건이라 더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뮤지컬 ‘데스노트’는 해외 관객을 겨냥해 국내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MD 온라인 매장’을 열고 해외 배송 서비스도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공연 한류’ 열풍이 콘텐츠 자체보다 일부 한류 스타의 팬덤에 의존하고 있지만 점차 다른 공연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뮤지컬 평론가)는 “지금은 ‘스타 마케팅’에 급급하지만 ‘물랑루즈’ 감독 바즈 루어만이 연출한 오페라 ‘라보엠’처럼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독특한 무대나 퍼포먼스를 개발한다면 공연 한류 열풍의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연/선한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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