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Industry] "고위험기업 늘어도 도산율 낮아…선제적 구조조정으로 부실 제거"

입력 2015-10-20 07:00  

기고 / '뉴 노멀'시대의 구조조정 전략 (2) 한국기업의 '좀비 지수'



선제적 구조조정은 사업 전반을 개선해 기업이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다. 부실에 빠진 기업의 인력과 자산을 매각하는 ‘사후 구조조정’과는 전혀 다르다.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부실 위험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조기경보 모델’이 필요하다. 사람으로 비유해 보면 지금은 고소득 연봉을 받고 신용도가 좋은 직장인이지만 일정 기간 이후 직장에서 계속 일할 확률을 예측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조기경보 모델이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이런 차원에서 2012년부터 국내 상장기업 1500여개의 현금 보유 및 재정상태를 분석해 이들의 부실화 가능성을 예측하는 조기경보 모델을 개발, 발표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직면한 문제와 이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정면 돌파해보자는 취지다.

지난 3년간의 조기경보 모델을 분석해보면 상당히 중요한 흐름이 눈에 띈다. 우선 향후 2년 내 도산 위험이 있는 蓚汰?뜻하는 ‘위험 경고 기업’은 2012년과 2013년 26% 수준을 유지했지만 2014년에는 27%로 소폭 높아졌다.

이 중 향후 3분기 내 도산 위험이 있는 ‘고위험도 기업’은 2012년 11%에서 2013년 9%로 낮아졌지만 2014년에는 다시 11%로 높아졌다. 고위험도 기업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은 채 국내 산업계에 ‘만성질환’처럼 고질화되는 양상이다. 국내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위험 경고 기업과 고위험도 기업 비중은 전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정 수준의 기업 도산을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경제가 건강하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기업 도산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이 경제가 건강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미 위기에 빠져 있지만 정부 지원 등으로 연명하고 있는 ‘좀비 기업’이 그만큼 경제에 많이 포진해 있는 상황을 뜻할 수 있어서다.

좀비 기업은 일시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부도가 나지는 않지만 회생에 대한 구체적 계획과 방법이 없는 업체들이다. 터지기 일보 직전의 시한폭탄과 같다. 결국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대규모 공적 자금 사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까지만 해도 부실기업은 건설 해운 증권 등 몇몇 산업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산업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되면서 좀비 기업이 고루 분포하는 모습이다. 한번 더 우리 경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한국의 도산 관련 법과 시스템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이런 법과 시스템을 일관성 있게 적용해 선제적 구조조정에 성공하는 것은 국가 산업 전체의 가치를 증진시키는 데 적잖은 で弩?한다.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 리더들도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외부 도움을 기대하기보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빨리 나서는 것이 기업 가치를 올리는 길이다.

도산 위험이 높은 국내 기업을 순식간에 줄일 방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저성장을 헤쳐나간 선진국 사례 등을 살펴보고 선제적 구조조정 경험이 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개선해나가는 길뿐이다.

정영환 < 알릭스파트너스 서울사무소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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