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 '홍콩발 쇼크'] ELS 1조어치 원금 떼일 위기…20일 하루에만 5000억원어치 손실구간 진입

입력 2016-01-20 17:56  

H지수 장중 8000 붕괴

지수 500P 더 떨어지면 투자자 수만명 피해
정부, 환매 사태 대비령



[ 송형석/이유정 기자 ]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0일 하루에만 5000억원어치 안팎의 지수형 ELS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지수가 500포인트만 더 떨어지면 손실구간 진입 금액이 2조5000억원까지 불어난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원금 손실 구간 밑으로 떨어진 홍콩H지수 연계 공모형 ELS(손실 구간을 설정한 원금비보장형 상품 기준)는 8090억원어치로 집계됐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신탁형 ELS와 사모 ELS처럼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물량을 합하면 최소 1조원어치 이상이 원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문제는 홍콩H지수가 더 떨어졌을 때다. 홍콩 금융당국이 미국 달러와 홍콩달러의 가치를 연동시키는 페그제를 포기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오면 홍콩H지수 7000선도 위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H지수 7000선에선 4조7000억원, 6500선에선 8조원 이상의 엄청난 금액?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간다.

ELS는 계약 후 3년이 지난 만기 시점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손실구간(판매 시점 대비 40~60% 이하)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야 원리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단 한 번이라도 기준선 밑으로 가격이 내려가면 지수가 하락한 폭만큼 원금을 떼이는 것으로 계약 조건이 바뀐다. 홍콩H지수가 14,000일 때 계약한 ELS가 7000인 시점에 만기가 돌아온다고 가정하면 원금의 절반을 날리게 된다.

홍콩H지수가 떨어지면서 주요 증권사와 은행엔 ELS 환매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환매를 결정하면 현재 시점의 손실이 그대로 확정되는 데다 별도의 중도 환매 수수료(통상 원금의 5% 안팎)도 물어야 한다. 물론 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면 상황이 바뀐다. 이미 손실구간에 진입한 ELS도 3년 만기 시점의 상환 조건(대체로 최초 계약 시점 가격의 80~85%)을 충족하면 원금과 함께 사전에 약정한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홍콩H지수가 14,000이었던 시점에 ELS에 가입한 투자자가 정상적인 원리금을 받으려면 지수가 11,200~11,900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도 투자자들이 ELS로 대규모 손실을 볼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증권사들이 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발행 자금을 다른 고유재산과 구분해 회계 처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증권사의 부실로 ELS 투자자가 원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ELS 투자자의 집단 환매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조만간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송형?이유정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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