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앙은행 금리 정책이 투기적 압력에 휘둘려선 안된다

입력 2016-02-21 17:48  

한국은행이 2분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에서 계속 나오는 모양이다. 당장 3월에 금리를 인하하고 이후 경기 상황을 봐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IB들도 있다. 물론 이들 전망의 이면에는 한은에 이런 방향으로 금리 인하를 하도록 직간접적인 압력을 넣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봐야 한다. 채권 투기를 의도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중앙은행에 압력을 행사하는 식이라면 이는 매우 곤란하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이후 갈수록 투기적 자금 이동이 압도적인 흐름을 만들어 가는 형국이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세계 자산운용 규모는 2007년 30조달러에서 2015년에는 무려 80조달러라는 천문학적 수준으로까지 불어났다고 한다. 이런 자금들이 국가를 순회하면서 잇달아 사냥감을 찾는 정도라면 이는 결코 정상적인 상태라고 할 수 없다. 더구나 자기들에게 유리한 통화정책을 펴도록 중앙은행에 압력을 넣는다는 징후도 적지 않게 포착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이 1992년 파운드화 절하에 베팅한 조지 소로스의 투기를 막지 못하고 결국 투기적 이익을 보장했던 전례는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세계 경제 2, 3위인 일본과 중국조차 투기적 공격의 희생물이 될 정도로 금융시장이 투기화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문제는 중앙은행들이 이들의 압력에 굴복해 잘못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다. 미?중앙은행(Fed)조차 월가의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경제지표보다는 금융시장 지표에 더욱 민감하게 움직이는 듯한 최근의 통화정책도 그런 징후다.

일본은행도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펼치지만 투기세력들은 오히려 환율을 왜곡시키고 금융시장을 혼란케 하는 방법으로 일본은행의 금리정책을 투기에 역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 IB들이 한은의 금리 인하에 베팅하고 있다는 징후도 그런 면에서 주목할 대목이다. 한은이 이들 투기세력의 압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주는 효과는 없이 투기적 이익만 보장할 수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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