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에 수십억달러 '펑펑'…미국 미디어업계, 채널잡기 '무한경쟁'

입력 2016-03-03 17:31  

해외 시청자 공략 위해 잇따라 방송 대작 만들어
'하우스 오브 카드' 만든 넷플릭스, 올 50억달러 투자



[ 임근호 기자 ] 재방송으로 편성표를 채우던 미국 케이블 업계가 새 콘텐츠 제작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올해 콘텐츠 제작비로 50억달러(약 6조원)를 쓰겠다고 밝히면서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청자 확보에 비상이 걸린 기존 업체가 속속 제작비를 늘리며 지출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거리가 많아진 시청자에게 희소식이지만 이익 감소가 예상돼 투자자들의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콘텐츠 제작비 두 자릿수 증가

음악채널 MTV 등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어컴은 올해 콘텐츠 제작비로 38억3000만달러를 쓰기로 했다. 2013년에 비해 약 25% 늘었다. 주로 재방송으로 편성하던 음악채널 VH1의 밤시간대 방송을 신규 콘텐츠로 채우고, 어린이 채널인 니켈로디언은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다큐멘터리와 리얼리티쇼에 강점을 지닌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는 2013년 대비 55% 급증한 20억달러를 올해 제작비로 쓸 예정이다. 프리미엄 케이블 채널인 스타즈는 지난해 75편이던 자체 제작 드라마 에피소드를 올해 80~90편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 밖에 타임워너는 올해 45억6000만달러, 21세기 폭스는 38억3000만달러, 월트디즈니는 28억8000만달러를 제작비로 배정했다. 존 마틴 타임워너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몇 년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비 증가율이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TV드라마 제작

블룸버그는 “넷플릭스의 공격적인 콘텐츠 제작이 미디어업계 무한경쟁의 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2013년 유명 영화배우 케빈 스페이시를 주연으로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제작해 에미상 3관왕과 2014년과 2015년 연속으로 골든글로브를 수상했다. 이후 멕시코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실화를 다룬 ‘나르코스’ 등 넷플릭스에서만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올해 50억달러를 포함해 향후 5년간 최소 110억달러를 제작비로 쓸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FX네트웍스리서치의 존 랜드그래프 CEO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409개의 오리지널 드라마·TV쇼가 제작됐다”며 “TV 시청자는 줄어들지만 방송 콘텐츠는 늘어나는 ‘TV 과잉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넷플릭스 외에 아마존과 훌루, 야후 등이 인터넷에 연결된 TV나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볼 수 있는 드라마·TV쇼를 제작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시리즈는 지난해 44개로 전년 27개에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이폰 생산업체 애플도 올해 ‘바이털사인스’라는 TV 드라마를 제작해 방영할 예정이다. 회당 30분으로, 6편을 시즌1으로 구성해 한꺼번에 공개한다. 회원제 서비스인 ‘애플 뮤직’ 등을 통해 배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시청자 확보로 돌파구

지출은 늘지만 방송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케이블 방송을 보는 18~49세 시청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 줄었다. 제작 비용 증가로 미디어 업계 이익률도 감소할 전망이다. 더그 크루어츠 코웬앤드코 애널리스트는 “경쟁 심화는 지난 몇 달간 미디어기업 주가를 하락시킨 요인이 됐다”며 “지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익률 감소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미디어 업체들은 해외 진출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TV를 벗어나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방송을 보는 시대가 되면서 더 많은 해외 시청자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레슬리 문버스 CBS CEO는 “미디어 업계의 시각에서 세계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콘텐츠 제작을 늘리더라도 이익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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