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세계 최강 슈퍼컴 등극한 중국 '선웨이'…미국 '타이탄'의 5배 성능

입력 2016-06-27 16:58  

자국산 프로세서 사용 '주목'
중국167 vs 미국165대…양도 앞서
진출 11년만에 세계 1위 굳혀



[ 박근태 기자 ] 중국이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6회 연속 선두 자리에 올랐다. 세계 최초 컴퓨터인 에니악을 개발한 종주국 미국을 확실히 누르고 초고속 컴퓨팅 분야에서 1인자 자리를 점차 굳히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과 슈퍼컴퓨터 경쟁에서 우위를 탈환하기 위해 고성능 컴퓨팅 분야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막대한 고급 인력과 예산을 집중 투자하는 중국의 자리를 빼앗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세계 고성능 슈퍼컴퓨터 순위를 집계하는 톱500에 따르면 중국의 선웨이타이후라이트(神威太湖之光·사진)가 슈퍼컴 성능을 평가하는 초당 처리 속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시 국가슈퍼컴퓨팅센터가 보유한 선웨이타이후라이트는 초당 9경3014조번 덧셈과 뺄셈을 하는 93페타플롭스(petaflops: 초당 1000조회 연산) 성능이 있다. 지난해 말까지 선두를 지키다 2위로 내려앉은 중국 광저우 국가컴퓨터센터가 보유한 ‘톈허(天河)-2’의 3배, 3위인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타이탄의 5배에 이르는 성능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중국이 슈퍼컴 성능을 좌우하는 코어(프로세서)를 자국산 제품을 사용해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중국산 프로세서를 쓴 슈퍼컴퓨터가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중국이 슈퍼컴퓨팅 분야에서 처음 등장한 1995년 이후 11년 만이다.

중국 국방과학기술대가 개발한 톈허-2는 미국 인텔사의 프로세서를 가져다 썼다. 하지만 선웨이타이후라이트에는 상하이 고성능IC디자인센터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자국산 프로세서 ‘선웨이26010(SW26010)’ 1064만9600개가 들어갔다.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선 아직까지 ‘카피캣(copy cat·모방꾼)’이란 평가를 뒤집고 보기 좋게 ‘한방’을 날린 것이다.

중국은 중장기과학기술발전 계획을 내놓은 이후 1페타플롭스급 슈퍼컴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 중국이 진행하는 대규모 과학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베이징 상하이뿐 아니라 산둥성 등 경제 규모가 커진 지방에서도 바이오 의약, 해양산업, 농업, 제조업 분야에서 슈퍼컴을 활용하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중국 정부는 산업 효과가 큰 독자 개발에 집중하기로 하고 2003년 상하이에 고성능IC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자체 프로세서 개발에 투자해왔다. 2011년에는 지난(濟南)에 세 번째 국가슈퍼컴퓨터센터를 설치하면서 아예 독자 개발한 프로세서와 운영 소프트웨어로 제작한 페타플롭스급 슈퍼컴퓨터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개발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은 슈퍼컴 숫자에서도 미국을 앞섰다. 톱500에 이름을 올린 중국 슈퍼컴퓨터는 모두 167대로 미국이 보유한 165대보다 2대 많았다. 세 번째로 슈퍼컴이 많은 일본은 총 29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당분간 미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국가전략컴퓨팅계획(NSCI)’ 수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통해 10년 안에 1엑사플롭스(exaflops)급, 1초에 덧셈 뺄셈을 100경회 수행하는 컴퓨터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선웨이타이후라이트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려면 2018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최근 독자적인 슈퍼컴퓨터 개발을 포기하고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홀딩스의 기본설계를 활용하는 ‘범용기술’을 채택하기로 했다. 슈퍼컴 개발을 주도하던 후지쓰가 독자 기술을 포기하고 해외 기술이나 부품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일반 컴퓨터 기술을 활용하면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은 높지만 비슷한 기술을 활용한 나라에 금방 따라잡힐 가능성도 높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톱500은 “10년 전만 해도 500위권에 드는 중국의 슈퍼컴퓨터 수는 28대에 머물렀다”며 “중국은 슈퍼컴 역사상 어떤 나라보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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