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열대야 피서

입력 2016-07-31 18:05   수정 2016-08-01 05:33

[ 고두현 기자 ] “열대야(熱帶夜)를 이기는 방법은?” “열(10)대야의 물을 뒤집어쓰는 거지.” 이런 우스개에는 작은 여유라도 묻어난다. 하지만 섭씨 25도를 웃도는 폭염의 밤이 계속되면 이마저 소용없다. 대낮의 더위보다 더 견디기 힘든 게 한밤의 열기다.

이럴 때 사람들이 많이 찾는 피서 명당은 넓은 강변의 다리 밑이다. 탁 트인 강 풍경도 좋지만 다리와 교각 사이로 부는 틈새바람이 더없이 시원하다. 교각 사이의 ‘선풍기 효과’로 기온이 4도나 낮다니 열대야의 명당 중 으뜸이다. 서울 여의도 물빛광장 등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도 한여름밤 명소다.

어떤 이들은 야간산행에 나선다. 해발 고도 300m 이상에서는 새벽 열대야 현상이 없고, 800m 이상 고산지대에는 저녁 열대야가 없다고 한다.

무더위에 밤잠을 설치느니 피서와 돈벌이를 겸해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사람도 많다. 쉬는 시간 없이 돌아가는 공항과 심야 프랜차이즈 매장, 24시간 편의점 등 ‘열대야 알바’를 할 수 있는 유형과 업종은 다양하다. 시급에 50%의 야간수당까지 가산되니 수입도 쏠쏠하다.

집에서 더위를 식혀야 할 때는 열기와 습기를 잡는 게 제일이다. 선풍기를 오래 틀어 모터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면 얼음팩을 싸서 모터 뒤에 얹어주면 좀 나아진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면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므로 벽을 향해 틀거나 풍향을 자주 바꿔주는 게 좋다. 샤워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하고, 집안 습도를 50~60%로 유지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래도 나는 몸의 열기는 어떻게 하나. 차갑게 얼린 페트병을 비닐과 수건으로 감싸 스타킹에 넣어 껴안고 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나무로 만든 옛날식 죽부인이나 편백·주목나무 등으로 만든 목부인, 공기구멍을 활용한 에어매트리스, 특수 섬유 재질의 쿨매트와 얼음베개, 목재에서 추출한 인견, 모시를 개선한 라미, 까슬까슬한 아사로 만든 홑이불 역시 도움이 된다.

더위가 싫다고 짜증만 내기보다는 이렇듯 나만의 피서법으로 극복하는 게 최선이다. 열대야에 잠이 안 오는 것은 우리 몸이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기 때문이다. 그만큼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낮에 적당히 햇빛을 쬐고 밤엔 빛을 차단하는 것도 ‘굿잠 비결’이다.

이도저도 여의치 않다면 더위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옛사람들이 더위로부터 달아나는 피서(避暑)보다 더위와 하나가 돼 그 자체를 잊는 망서(忘暑)의 이치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리라.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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