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적응 '길 잃은' 1세대 게임업체들

입력 2016-11-27 20:43   수정 2016-11-28 10:19

소프트맥스 '창세기전' 매각…위메이드 '소울앤스톤'·네오위즈 '블레스' 참패

'100만장 판매'창세기전 포기
모바일 실패…개발능력 상실
게임 개발보다 유통에 주력



[ 유하늘 기자 ] ☞크게보기
국내 1세대 게임업체의 위세가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데다 공들여 준비한 신작마저 실패하면서 자체 개발 여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소프트맥스는 자사 대표 게임 ‘창세기전’의 모든 지식재산권(IP)을 20억원에 넥스트플로어에 양도했다. 소프트맥스는 국내 PC게임의 역사를 다룰 때 반드시 언급되는 추억의 명작 ‘창세기전’ 시리즈를 제작한 곳이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개발한 손노리 등과 함께 대표적인 1세대 게임업체로 꼽힌다.

소프트맥스가 핵심 게임 판권을 넘기자 “자체 개발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요즘 게임업계에서 핵심 IP 확보 경쟁이 한창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소프트맥스 관계자는 “모바일 보드게임 ‘주사위의 잔영’을 제작하고 있어 개발에서 완전히 손을 뗀 것은 아니다”면서도 “앞으로 자체 개발보다는 퍼블리싱(배급)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맥스는 1995년 출시한 PC 게임 ‘창세기전1’로 처음 주목받았다. 일본 비디오게임에서나 볼 수 있던 화려한 그래픽과 인기 만화가 김진이 그린 캐릭터가 게이머의 눈길을 끌었다. 이듬해 출시한 ‘창세기전2’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소프트맥스는 한국 대표 게임사로 자리매김했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3편이 나온 2000년도까지 승승장구하며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내놓은 신작이 잇따라 실패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모바일 게임 개발에도 제때 뛰어들지 못해 매출이 매년 급감했다. 마지막 반전 카드로 지난 3월 출시한 ‘창세기전4’도 흥행에 참패했다. 창세기전4는 16년 만에 나온 창세기전 최신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낮은 게임 품질과 서버 문제로 혹평을 받았다. 경영난으로 고전하던 소프트맥스는 결국 지난 8일 ESA제2호투자조합(ESA)에 인수됐다. ESA는 부진한 PC게임 부문을 구조조정하면서 창세기전 판권을 넘겼다.

다른 1세대 게임사도 자체 개발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역할수행게임(RPG) ‘미르의 전설’로 유명한 위메이드는 올초 출시한 모바일 게임 ‘소울앤스톤’ 실패 이후 신작을 내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있는 미르의 전설 IP 사업에만 전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때 1500명을 넘던 직원은 300명대로 줄었다.

2000년대 서든어택·피파온라인 시리즈를 흥행시키며 승승장구한 네오위즈게임즈도 고전하고 있다. 올 1월 군맛?온라인 게임 ‘블레스’를 마지막으로 새로운 온라인 게임 개발을 중단했다. 7년 동안 7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블레스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타격이 컸다. 쏠쏠한 수익을 가져다주던 총싸움 게임 ‘크로스파이어’ 중국 유통사업 계약이 지난 7월 끝나면서 신작 개발에 뛰어들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네오위즈는 다음달 출시할 총싸움 게임 ‘아이언사이트’(위플게임즈 개발)에서 반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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