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 탈퇴'] 세계 무역질서 뒤흔든 트럼프…미국 우선주의 앞세워 양자협정 '공세'

입력 2017-01-24 18:18   수정 2017-01-25 07:29

미국, 보호무역 드라이브

양보 많은 다자협정 폐기…국경세·슈퍼 301조 등
강력한 보복조치 동원해 각개격파식 협상 나설 듯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 이후 이틀 연속 자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무역정책을 내놨다. 22일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식화한 데 이어 23일엔 미국 일본 등 12개국이 가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

다자 무역협정에서 양자 무역협정으로 전환해 미국의 이익을 최대한 챙기겠다는 대선 공약을 발 빠르게 이행했다.

“이번주 내 무역 관련 행정조치 또 나올 것”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카메라를 향해 이를 들어 보이면서 “오래전부터 얘기해 온 일”이라며 “미국 근로자들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조 관계자들을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도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번주 에 무역 관련 행정명령이 또 나올지 모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해온 ‘국경세’ 관련 조치가 발표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관심은 미국이 기존 무역질서를 깨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어떤 당근과 채찍을 사용할지에 모아진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미국은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양자 무역협정 시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각개격파식 협상이 유리 판단

비즈니스맨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탁월한 협상가’로 자찬해왔다. 한 명의 상대를 두고 각개격파식으로 이뤄지는 협상이 자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은 양자 협상할 때 사용할 무기도 많다. 그는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하는 포드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미국 기업을 상대하며 효과를 봤다. 멕시코산 제품에 국경세(최고 35%)를 부과하겠다는 강공 모드로 이들 기업의 발길을 돌려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포드 등 12개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조찬 모임에서도 “해외로 나가면 상당한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교역 상대 국가와 양자 협상을 벌이면서도 비슷한 카드를 쓸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초강력 무역제재법인 슈퍼 301조를 부활시켜 교역국의 무역장벽에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는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1988년의 종합무역법에 근거한 슈퍼 301조는 교역 대상국이 불공정 비관세장벽 등을 운영할 경우 협상하고, 진전이 없으면 관세 부과와 수입 제한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NAFTA 재협상 결과 주목돼

다자간 협정을 하면 양보할 게 많다는 것도 이유다. TPP 협상에서 미국은 신약 특허기간을 미국 기준(12년)에 한참 못 미치는 8년(기본 5년+3년 연장)에 합의했다. 담배회사가 ‘투자자국가소송(ISD)’의 대상에서 빠진 것도 큰 비판을 받았다. 12개에 이르는 TPP 가입국의 이해관계를 맞추다 보니 실리를 못 챙겼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점에서 미국과 멕시코 간 NAFTA 재협상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1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멕시코와의 협상에서 어떤 당근과 채찍을 쓸지를 보면 앞으로 한국에 대해 어떻게 나올지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자리 킬러’로 지목하며 재협상을 언급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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