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운항 재개한 KAI...이탈리아와 악연?

입력 2017-02-10 18:54  



(안대규 산업부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이 지난달 18일 운항이 중단된 지 3주만에 운항이 재개됐습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9시로 수리온의 비행중지가 해제됐습니다. 수리온은 메인 로터 작동기 연결 부품에 들어간 수분이 얼었다 녹는 과정에서 균열이 발생해 이번에 운항이 중지됐습니다. KAI측은 메인 로터 작동기에 들어간 이탈리아 ‘MECAER’사의 부품에서 이러한 결빙에 따른 균열이 발생했다고 분석하고 상반기까지 이 부품을 포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품을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자동차로 따지면 일종의 ‘리콜’을 시행한 것이죠. 현재까지 KAI가 군에 납품한 수리온 50여대가 대상입니다.

KAI는 이탈리아와 악연인가 봅니다. KAI는 국내 해상작전헬기 도입과 서울시, 부산시 소방헬기 입찰에서도 모두 이탈리아의 최대 방산기업 핀메카니카그룹과 경쟁에서 진 아픔이 있습니다. 이번에 수리온 운항에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탈리아 부품사였습니다.

KAI는 수리온 개발에 1조3000억원을 투입했습니다. 외산 헬기 일색이던 국내 방산시장에서 수리온은 나름 ‘자주 국방’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거듭된 운항 중단으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춥고 습한 지역에서 진행한 테스트가 통과되지 못해 한차례 운항이 중단된 이후 이번까지 두번째 운항이 중단된 것입니다. KAI는 지난해 운항이 중단되면서 양산까지 지체돼 실적에도 악영향을 받았습니다. 언론에서도 수리온의 품질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군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부산시가 소방헬기 구매 입찰에서 수리온의 참여를 배제하면서 핀메카니카그룹을 선호한 것도 이러한 운항 중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하성용 KAI 사장은 “외국도 헬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중간중간에 고치면서 개선하는 사례가 많다”며 “처음부터 완벽한 헬기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 사장은 “불과 몇년전만해도 국내에서 헬기는 모두 수입산 뿐이었다”며 “수리온의 중요한 성능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결빙 등의 문제인데도 과도하게 공격을 받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기자에게 밝혔습니다.

하 사장의 말대로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헬기산업이 거쳐야할 관문은 많습니다. 과거 헬기 동체나 부품을 납품하던 KAI가 완전한 헬기 제작회사로 발전해 전세계에 헬기를 수출하는 수준까지 간 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KAI가 수차례 ‘운항 중단’의 악재를 오뚜기 같이 딛고 일어서 품질면에서도 미국 ‘아파치’와 견줄 수 있는 수리온을 만들길 기대해봅니다. (끝) /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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