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은 범죄" VS "박근혜 구속"..탄핵심판 前 찬반단체 '총력전'

입력 2017-03-04 22:54   수정 2017-03-05 10:25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단체가 4일 서울 도심서 총력전을 폈다. 이르면 오는 10일 헌재의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날 집회는 심판 전 마지막 주말집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탄핵반대 측은 “탄핵은 범죄”라며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각하’할 것을 주장했고, 찬성단체는 “박근혜 구속”을 외치며 탄핵을 인용해 줄 것을 촉구했다. 양 측 모두 헌재의 심판 결정일이 정해지면 헌재 앞에 모일 것을 결의해, 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탄기국 “탄핵 인용되면 혁명”

태극기 집회 주최 측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대한문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앞선 집회와 비슷하게 참가자들은 각종 크기의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들었다. “탄핵 각하” 구호를 외쳤고 ‘선동 탄핵, 원천 무효’ 등의 손팻말도 들었다. 집회 본행사 무대에 오른 인사들은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의 김평우 변호사는 “탄핵은 범죄다, 범죄에는 무효란 말을 쓰지않고 범죄는 법에따른 응징과 처벌만이 있다”며 탄핵 청구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검찰과 특검이 박 대통령을 뇌물죄로 엮으려 했으나 조사하면 할수록 대통령이 깨끗하다는 것밖에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재의 선고기일이 정해지면 당일 헌재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정 대변인은 “탄핵이 인용된다면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혁명 주최세력”이라며 “3·1절에 맹세한 것처럼 순국선열이 태극기에 피를 뿌리며 죽었던 그날처럼 여러분이 주체 세력이 돼야 한다”고 외쳤다.

오후 3시 30분께 1차 행사를 마친 주최 측은 대한문을 출발해 도심 행진을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하는 도중 박 대통령의 동생 근령씨와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태극기 집회에 처음 왔다는 근령씨는 “헌재의 판단을 예상할 수 없지만 박 대통령이 중대한 헌법 위반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촛불 “헌재 심판당일 헌재 앞으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도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헌재가 탄핵심판 결정을 위해 평의를 시작한 국면에서 탄핵이 반드시 인용돼야 하고, 박 대통령이 파면돼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면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1절에 열린 18차 집회보다 많은 인파가 광화문 광장을 메웠다. 주최 측은 95만명(연인원 기준)의 시민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본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구속’ ‘황교안 퇴진’ 등 구호를 반복했다. 이충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탄핵이 가까워지니 부패하고 낡은 세력이 내란을 운운하고 테러를 조장하는 등 극단적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며 “이들의 재집권을 위한 마지막 도발과 저항을 이겨내자”고 했다. 대학생 이휘상씨(25)는 “일부 정치인들이 촛불이 꺼졌고 태극기가 더 크다고 해 욱하는 심정에 나왔다”며 “마지막 촛불이라는 마음으로 왔다”라고 말했다. 퇴진행동 측은 “선고 전날 7시에 광화문에서 모이고 당일 아침에는 헌재로 모이자”고 예고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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