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요리 한 접시, 리오하 와인 한잔…골라 먹는 재미 가득 '타파스 투어'

입력 2017-03-05 16:16  

나보영의 걸어서 와인 속으로 - 타파스 & 코파스


타파스(tapas)는 스페인에서 애피타이저나 안주로 먹는 음식을 말한다. 타파스 바가 밀집한 골목에 가면 음식 한 접시에 와인 한 잔씩 맛보며 여러 집을 돌아다닐 수 있다. 가격도 하나에 2~5유로 정도로 부담이 없다. 코스 요리를 내놓는 레스토랑에 가서 두꺼운 와인리스트를 봐야 하는 부담도 덜하다.

여러 도시에 타파스 골목이 있지만 와인의 본고장 리오하(Rioja)의 타파스 골목은 좀 더 특별하다. 리오하는 프랑스 보르도, 이탈리아 토스카나와 함께 세계 5대 와인 산지로 꼽힌다. 템프라니요 품종을 사용해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레드 와인을 만든다. ‘마르케스 데 리스칼’ ‘보데가스 무가’ ‘마르케스 데 카세레스’ ‘보데가스 난’ 등의 생산자가 유명하다.

리오하의 주도 로그로뇨(Logrono)는 수백 년 된 골목길에 밀집한 타파스 바(bar)들로 유명하다. 스페인 북부 지방의 타파스는 꼬치에 음식과 빵을 함께 꽂은 핀초스(pinchos) 형태가 많다. 인근의 바스크 지방에서 유래해 리오하 지방에도 전해졌다.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꼬치를 사용했고, 거기에 빵을 꽂아서 기름이나 소스가 흐르지 않도록 했다.

타파스 투어를 안내하던 현지인 사비에르 씨는 “집집마다 새우와 파인애플, 돼지 볼살, 버섯구이, 가지와 올리브 등 저마다 특색 있는 타파스가 있어요.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그 메뉴를 이름 삼아 ‘버섯 집에서 만나자’라는 식으로 약속을 잡은 뒤 여러 곳을 순회하죠”라고 말했다. ‘버섯 집’이라 불리는 ‘바 소리아노(Bar Soriano)’는 로그로뇨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구운 버섯, 고소한 새우, 향긋한 올리브유가 어우러진 맛은 가히 환상적이다. 시원한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니 궁합이 잘 맞아서 몇 개라도 먹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골고루 맛보려면 한두 개만 먹고 다음 집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어서 방문한 ‘바 파가노스(Bar Paganos)’는 50년 넘은 타파스 바였다. 타파스 바들은 모두 오픈 키친에서 요리하거나 바에 요리를 진열해 두고 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주문할 수 있어 편리하다. 독특한 향이 밴 돼지고기 꼬치 타파스는 오크통에서 숙성한 레드 와인과 무척 잘 어울린다.

타파스 바의 최대 장점은 와인을 잔으로 판다는 것. 스페인에서는 잔으로 파는 술을 코파스(copas)라고 한다. 현지에서 코파스를 주문하기 위해선 와인 관련 용어를 몇 가지 알아두면 편하다. 스페인어로 레드, 화이트, 로제, 스파클링은 각각 틴토(Tinto), 블랑코(Blanco), 로사도(Rosado), 에스푸모소(Espumoso)다. 에스푸모소 중에서도 지정된 지역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것은 카바(Cava)라고 한다. 만약 달콤한 맛이 좋다면 둘세(Dulce)라는 단어를 기억해두면 된다.

와인 애호가라면 로그로뇨의 타파스 바 중 ‘라 타비나(La tavina)’에도 들러보자. 1층은 타파스 바, 2층은 와인 숍, 3층은 레스토랑이다. 가게에서 산 와인을 레스토랑에서 마실 수 있다. 약 240가지 리오하 와인과 350가지에 달하는 전 세계 와인을 보유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해서 어떤 와인인지 맞히면 그 와인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열린다는 것. 참가비가 한 잔에 2유로 정도인데 보통 60명 정도 참여해 3~4명이 답을 맞힌다고 한다.

나보영 여행작가 alleyna20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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