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낮엔 조용한 전주 한옥마을…밤엔 뜨거운 남부 야시장

입력 2017-04-02 16:08   수정 2017-04-02 16:14

전주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

라오스 만두·베트남 쌀국수 등 이국적 음식 향연에 해외에 왔나 '착각'
통기타·색소폰 연주 등 다양한 이벤트

상점마다 개성 가득한 청년몰…핸드메이드 옷·목공예 등 소품 '눈길'



[ 최병일 기자 ]
삶의 애환과 향수가 시장만큼 진하게 풍기는 곳도 없을 것이다. 시장은 서민들의 눈물과 한숨이 그대로 녹아 있다. 전통시장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여행문화콘텐츠로 부상하면서 새롭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주의 남부시장은 전주라는 전통도시와 어울려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명물이 됐다. 먹거리도 풍성하고 볼거리도 많은 야시장에서 낭만을 즐겨보자.

전주=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다양한 먹거리 야시장의 꽃

수백 채 한옥 지붕 위로 달빛이 내려앉은 고요한 밤, 상인들이 문 닫고 돌아간 전주 남부시장에 오방색 조명이 환하게 켜진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이 열린 것. 매주 금·토요일이면 길이 250m 시장 통로에 이동 판매대 45개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먹거리와 공연, 즐길 거리가 풍성해 여행자는 물론 주민도 찾는 곳이다. 주말 야시장에 다녀가는 손님은 평균 8000~9000명. 에너지 넘치는 청년 상인과 손맛 좋은 다문화 가정 사람들, 노인들까지 저마다 ‘비밀 병기’로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아케이드 시설이 갖춰져 궂은 날씨에도 끄떡없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무조건 열린다. 2층에 위치한 청년몰은 야시장보다 한발 앞서 남부시장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은 풍남문으로 향하면 찾기 쉽다. 풍남문에서 가까운 북문, 남부시장 주차장이 있는 동문, 천변주차장쪽 남문, 서문 모두 오방색 조명으로 켜진 간판이 입구를 밝힌다. 야시장은 오후 7시부터 밤 12시(11월~이듬해 2월 오후 6~11시)까지 손님을 맞는다.

십자로에 늘어선 야시장 판매대는 각양각색이다. 야시장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먹거리가 45개 판매대 중 31개다.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에 왔으니 여기저기 다니며 배불리 먹는다 해도 이곳 야시장의 유혹을 견디지 못할 터. 오직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라오스 만두 등 이국적 음식도 풍성

군복을 입고 야시장의 후예를 꿈꾸는 ‘군대리아’의 버거, 나무젓가락에 낙지를 돌돌 말아 양념을 바르고 토치로 구운 ‘낙지호롱’의 낙지꼬치, 인기 만점 ‘총각네스시’의 소고기불초밥, ‘지글지글팟’의 야채뚱땡과 철판스테이크도 긴 줄을 참고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이곳 야시장 먹거리 판매대에서는 토치를 이용한 불쇼가 색다른 볼거리다. 짧은 시간 강한 화력으로 익혀 음식의 풍미를 더한다.

베트남, 태국, 중국, 라오스, 필리핀 등의 이국적인 음식도 맛볼 수 있다. 전주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 사람들이 실력을 선보인다. 속을 시원하게 풀어줄 베트남 쌀국수, 알록달록한 라오스 만두(사구)가 단연 인기다. 음식 값은 3000~5000원 내외로 저렴하지만 그 맛의 유혹에 끌려 2만~3만원은 거뜬히 지출할지 모른다. 야시장에서는 전주 전통의 맛도 느껴볼 수 있다. 남부시장 터줏대감인 ‘조점례남문피순대’와 콩나물국밥집이 성업 중이다.

남문으로 시장에 들어서면 갖가지 소품 판매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목공예, 도자기공예, 자수, 액세서리 등 아기자기한 소품이 많다. 동문 입구로 들어섰다면 상가번영회 고객지원센터에 들러보자. 이곳에서 지도를 받아들고 시장 곳곳을 살펴보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야시장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는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통기타·색소폰 연주, 버스킹 등 하루 2회 공연이 있고,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 노래자랑이 열린다. 현장에서 접수하니 노래 실력을 자랑하고 싶다면 도전해보자.

작가의 개성 가득… 청년몰도 인기

야시장을 구경하다 보면 남문 방향에 2층 청년몰로 올라가는 계단이 눈에 띈다. 청년몰은 한옥마을에 야시장이 들어서기 전부터 남부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처음에는 사람보다 드나드는 고양이가 많다고 할 정도로 빈 점포가 수두룩했다. 1999년 남부시장 화재 이후 대부분 창고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꿈 많은 청년 창업자들이 ‘적당히 벌고 아주 잘살자’는 모토로 방치된 공간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아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다. 청년몰이 문을 여는 시간은 오전 10시. 야시장과 달리 매일 운영한다.

청년몰의 상점은 저마다 개성이 가득하다. 작가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작가 공방, 세계 각국의 음식점, 찻집과 카페 등이다. 멕시코 요리 전문점 ‘까사델타코’는 청년몰의 터줏대감이다. 전주 지역에 멕시코 요리가 아직 낯설 때 제일 먼저 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토르티야에 싼 퀘사디아, 밥을 넣은 부리토 등이 일품이다. 이곳 가게 사장은 “비가 오면 음악을 꺼요. 샌드위치 패널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라며 환경이 열악한 청년몰 공간에 낭만을 덧입혔다.

올해 삼일절에 개업한 ‘탐관오리’는 오리를 닮은 디자이너가 만든 핸드메이드 옷가게다. 탐할 탐(貪), 볼 관(觀)을 써서 탐나게 보이는 옷을 만든다는 포부로 시작했다. 청년몰 주인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꿈을 향해 나갈 터전이 있어 행복하다고. 맛깔 나는 전주 여행의 완성이 남부시장 한옥마을 야시장인 이유다.

여행메모

전주는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편하다. 용산역에서 KTX가 하루 14회(05:10~21:50) 운행한다. 덕진구에 있는 베니키아 재즈어라운드호텔(063-247-5900)이 깔끔하다. 풍남관광호텔(063-231-7900)도 많이 찾는다. 순대국밥은 남부시장 안에 있는 조점례남문피순대(063-232-5006), 콩나물국밥은 전통있는 삼백집(063-284-2227), 해산물은 초장집(063-282-4622)이 좋다. 시장과 함께 전주 풍남문, 전주 전동성당, 전주향교, 자만벽화마을, 삼양다방, 루이엘모자박물관 등을 같이 둘러보면 좋다. 전주 여행에서 잊지 말 것은 전북투어패스다. 카드 한 장으로 주요 관광지를 자유롭게 돌 수 있고, 공영주차장도 최대 2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전주 여행 일정에 따라 1~3일권을 선택할 수 있다. 경기전(조선시대 전각)과 루이엘모자박물관, 여명카메라박물관, 전주미술관을 24시간 안에 이용할 수 있는 전주한옥마을권도 인기다.

가볼 만한 전국 夜시장 4선

104년의 시간 광주 1913 송정역夜시장

1913 송정역시장의 나이는 104세다. 1913년 형성돼 2016년 4월에 리모델링했다. 이로써 침체 일로에 있던 시장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활기찬 시장으로 변모했다. 세련되게 단장하고 업종도 한층 다양해져 20~30대의 방문이 대폭 늘었다. 그 정점에 밤이 있다. 리모델링 때부터 본격적으로 개설 운영한 야시장 덕분이다. 저녁놀이 지고 노란 조명이 하늘을 촘촘하게 채울 때면 야시장 특유의 달뜬 분위기와 수런거림이 함께 켜져 재미도 두 배, 활기도 두 배다. 시장은 광주송정역에서 200m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최근 광주송정역을 거쳐 가는 자유 여행객의 쉼터로 인기인 이유다. 시장에는 KTX 광주송정역 대합실도 있다. 실시간 열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광판과 무인 물품보관소 등이 설치됐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시장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청춘발산마을과 양림동역사문화마을 등도 함께 둘러보자. 광산구청 사회경제과

국내 상설 夜시장 1호 부산 부평깡통夜시장

부산 중구에 있는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 상설 야시장 1호로 개장, 전국에 야시장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과 함께 부산 3대 시장으로 꼽히는 부평깡통시장은 골목 110m 구간에 매일 들어선다. 오후 7시30분에 이동 판매대 30여개가 입장하며 시작된 야시장의 열기는 밤 12시까지 이어진다. 국내 최초 상설 야시장답게 먹거리도 다양하다. 소고기를 구워 한입 크기로 잘라주는 서서스테이크, 빵 속에 따뜻한 수프가 담긴 파네수프, 주문과 동시에 토치로 익히는 즉석 소고기불초밥, 고소한 모차렐라를 얹은 가리비치즈구이 등 각양각색 음식이 눈과 코를 자극한다. 주변에 각종 먹거리 매장과 부평동 족발골목도 있다. 부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찾아가기 쉽고 국제시장, 보수동책방골목, 감천문화마을이 지척이다. 해동용궁사, 동백공원, 삼진어묵체험·역사관까지 함께 돌아봐도 좋다. 부산광역시청 관광진흥과

봄날 떠나는 대구 교동 도깨비夜시장·서문시장

따스한 봄날엔 야시장 여행이 진리다. 대구 교동 도깨비야시장은 대구에서 처음 시작된 야시장이다. 규모는 작지만 대구역과 가까운 데다 젊고 활기찬 동성로의 분위기가 어우러진 매력이 여행자를 끌어모은다. 토요일마다 함께 열리는 플리마켓도 소소한 재미를 준다. 독특한 먹거리와 핸드메이드 소품 등을 파는 점포가 늘어서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힌다. 작년 말 화재 이후 임시 휴장하던 서문시장 야시장도 지난 3월3일부터 다시 열었다. 다양한 먹거리와 작은 콘서트, 공연 무대 등 볼거리가 많아 가볼 만하다.

야시장이 열기까지 근대문화골목 투어에 나서 보자. 근대건축물과 역사 흔적을 좇아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대구근대역사관을 추가하면 여행이 더 풍성해진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도 추천한다. 방천시장 인근 골목에 김광석을 테마로 벽화와 조형물, 공연장 등이 알차게 꾸며졌다. 대구광역시청 관광과

주말에는 님과 함께 목포 남진夜시장

목포역에서 2㎞ 남짓,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자유시장 한쪽에는 매주 금·토요일 저녁 야시장이 문을 연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 불리며 1970년대를 풍미한 가수 남진의 이름을 딴 남진야시장이다. 목포가 고향인 남진 씨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동참해달라는 목포시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2015년 12월에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가수 이름을 딴 야시장답게 ‘T 자형’ 시장 전체를 ‘남진 콘셉트’로 꾸몄다. 야시장 좌우로 들어선 수산물과 건어물 상점 사이에는 ‘맛의 도시’ 목포의 먹거리를 파는 포장마차형 노점이 일렬로 자리 잡았다. 남진야시장에서 목포의 밤을 즐겼다면 유달산과 갓바위, 삼학도 등을 둘러보며 낮 시간의 목포를 구경하자.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목포자연사박물관, 목포어린이바다과학관 등을 둘러봐도 좋다. 자유시장 상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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