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소기업 괴롭히는 인증규제, 개혁 안 되는 이유 따로 있다

입력 2017-04-19 17:57  

인증제도를 둘러싼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인증제도가 중소기업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규제로 꼽힌 지 오래다. 유사·중복 인증이 적지 않은 데다 인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정부는 지난 수년간 ‘규제개혁장관회의’를 열어 관련 규제를 없애겠다고 누누이 강조했지만 기업들은 지금도 비슷한 인증을 중복해서 받고, 매년 수천만원을 비용으로 내고 있다.

감사원은 어제 ‘유사·중복 인증 관리체계’를 감사한 결과 7개 인증 가운데 5개를 합치는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또 인증 관리체계가 지속적으로 추진되도록 주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이것만으로 ‘인증 규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인증시험기관의 통폐합이 이뤄져야 규제의 악순환이 비로소 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증기관 임원 중에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공무원이 적지 않다. 각 기관이 하나씩 인증을 꿰차고는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을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어떻게 하면 새 인증을 만들지 고민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규제가 자리를 만들고, 자리가 다시 규제를 만드는 ‘규제의 연결고리’는 2015년 감사원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2010년 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246개 인증기관에 재취업한 퇴직 공무원은 313명에 달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73명으로 가장 많았고, 국토교통부 53명, 산업통상자원부 39명 순이었다. 3개 부처는 모두 법정인증제도를 가장 많이 쥐고 있는 상위 5위권 내 부처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시행을 둘러싼 소동도 ‘규제의 연결고리’의 단적인 사례다. 티셔츠 한 장 검사료가 생산 원가의 27%나 차지한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해당 인증기관 7곳 가운데 6곳에 산업부 퇴직자가 임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인증기관 통폐합은 업계 위상 강화의 계기도 될 것이다. 세계 1위 인증기관인 스위스 SGS의 매출은 67조원에 이르지만 국내엔 매출 100억원을 넘는 기관이 손에 꼽을 정도다. 인증기관 통폐합은 인증 비용과 기간을 줄이고 국제 경쟁력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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