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수의 임상 돋보기]제넥신·한독, GX-H9 소아 2상 3개월 결과 두자릿수 키성장 확인

입력 2017-05-23 15:11  

제약·바이오 업계 전문가들을 만나다보면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기사만 봐서는 모르겠어. 데이터를 봐야 알지." 높아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만큼 이 분야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자료 없이는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헬스케어 기업들의 주요 임상 데이터를 이 곳을 할애해 전달한다. [편집자주]

제넥신은 한독과 함께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속형 성장호르몬 'GX-H9'을 개발하고 있다.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한국과 유럽에서 성인과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의 다국가 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현재 상용화된 성장호르몬은 하루에 한 번 주사해야 하는 1일 제형이다. 평균 2년 이상의 치료기간 동안 매일 맞아야 한다는 불편함 때문에, 실제로 매일 투약하지 않는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치료 효과도 감소하게 되므로, 지속형 성장호르몬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이다. 많은 제약사들이 지속형 성장호르몬 개발에 뛰어든 이유다.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시장이 큰 소아성장호르몬결핍증(PGHD) 대상 지속형 성장호르몬이다.

제넥신과 한독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내분비학회 'ENDO 2017'에서 GX-H9 소아 2상 임상시험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2상의 목표 환자 48명 중 절반인 24명의 투약 3개월 후의 연간 키 성장률이 공개됐다. 이를 통해 주1회 및 월2회 제형의 성공에 한 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관련 결과가 2상 임상시험의 목표를 충족하는 수준을 보였기 때문이다.

◆ 연 10cm 이상의 키성장 추정

제넥신과 한독은 소아 2상에서 6개월 투여 결과를 기준으로 연간 10cm 이상의 키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1일 제형과 비교해 동등 이상의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편리하기만 하고 효과가 떨어지면 안 되기 때문이다.

소아 2상은 환자를 4개군으로 나눴다. GX-H9를 체중 1kg당 0.8mg과 1.2mg를 주1회 투여한 두 군과 2.4mg을 월2회 투여한 군, 그리고 1일 제형인 화이자의 지노트로핀을 주사한 군이다.



24명의 소아 환자에서 3개월 투여를 기준으로 추정한 네 군의 연간 키성장 수치는 각각 10.7cm 15.6cm 12.4cm 12.7cm였다. GX-H9 1.2mg을 주1회 투여한 군의 키가 가장 많이 자랐다. 월2회 투여군은 12.4cm로 지노트로핀군의 12.7cm과 비슷했다. GX-H9 0.8mg 주1회 투여군은 키성장이 가장 작았지만 10.7cm로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은 달성했다.

제넥신과 한독의 소아 대상 지속형 성장호르몬 개발 속도는 세계에서 4번째 수준이다. 그러나 경쟁사들의 임상 결과와 비교할 때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정원 제넥신 임상개발실장 상무는 "다른 회사들은 주1회나 월2회 중 하나만을 개발하고 있는데, GX-H9는 둘 다에서 모두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안전성에 있어서도 지금까지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은 항상 최고의 제품을 원하는데, GX-H9는 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 9월 ESPE서 6개월 일부 결과 발표 예상

양사는 GX-H9 주1회 또는 월2회 용량을 첫 투여 후 4주간 살펴본 약동학(PK), 약력학(PD) 중간 결과에서 먼저 그 효과가 2주간 지속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PD 결과를 보면 성장호르몬의 효능 지표인 혈중 IGF-1 표준편차값(SDS·Standard deviation score)이 투여 전 기저치 대비 최고 2 이상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2회 투여군에서는 주1회 대비 2배의 투여량에서도 평균 IGF-1 SDS가 2를 넘지 않고, 그래프 선 아래 면적(AUEC·Area Under the Effect Curve)만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해 월 2회 치료제의 가능성을 보였다.



성장호르몬은 성장인자인 IGF-1을 분비시켜 키 성장 등 여러 대사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IGF-1의 혈중 농도를 성장호르몬의 효능 지표로 삼는 것이다. IGF-1 SDS가 '0'이면 동일한 나이와 성별의 사람들의 평균과 같은 IGF-1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우정원 상무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의 IGF-1 SDS는 대부분 -2 이하"라며 "IGF-1 SDS는 ±2 사이에 있어야 정상 범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아에 있어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제 키 성장으로 이어지느냐는 것이란 설명이다.

제넥신과 한독은 빠르면 오는 10월이면 1차 목표의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는 전체 환자의 6개월 투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때부터 기술수출 협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한다. 경쟁사인 옵코도 임상2상 6개월 결과를 내놓은 이후 화이자와 6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GX-H9의 가능성을 알 수 있는 발표가 한번 더 예정돼 있다. 9월에 열리는 유럽 소아 내분비학회(ESPE)에서다. 제넥신과 한독은 현재의 소아 임상2상 일정상 환자 절반의 6개월 결과와 전체 환자의 3개월 결과를 ESPE에서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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