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업계 첫 '스마트 플랜트' 도입

입력 2017-06-15 17:16   수정 2017-06-16 06:12

IoT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사고 위험 없앴다

공장에 ICT기술 융합
정유공장 내부 보수 작업, 안전 감독관 없이 모니터링
연 50억 비용 절감 효과

AI 활용 머신러닝 도입도
사고 사례 미리 학습해 공장 이상 징후 예측
가동 멈추는 일 사라져



[ 고재연 기자 ]
지난 13일 울산 남구 SK에너지 울산 콤플렉스(CLX). 정기 보수 작업이 한창인 제5 정유공장(CDU). 안전관리 감독관이 한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의외였다. 통상 정기 보수 기간에는 작업자들이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기 전 감독관이 유해가스 유출 여부를 확인한다. 마스크를 쓰고 방진복을 입은 채 들어가도 갑작스러운 가스 유출에 인명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ICT를 입은 장치산업

이날 감독관이 보이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부터 사물인터넷(IoT)에 기반한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정유공장에 가스감지기 20여 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유해물질을 감지하고, 작업 중단 및 대피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노동주 SK에너지 계기기술팀 과장은 “인명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데다 하루평균 한 시간가량 걸리던 측정 시간을 줄이면서 인건비 등 연간 50억원의 비용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치산업도 IoT,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머신러닝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옷을 입고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정유업계 맏형격인 SK이노베이션은 업계 최초로 플랜트에 ICT를 더한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했다. 인간이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고, 이상 징후를 미리 발견해 공정 운전의 안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지난해 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다녀온 뒤 스마트 플랜트 도입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울산 CLX 역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이어지며 숙련도 높은 기술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스마트 플랜트 시스템 도입을 위해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6개월간의 검토 끝에 △유해가스 실시간 감지 △회전기계 위험 예지 △스마트 공정 운영 프로그램 △스마트 워크 퍼밋 등 네 개 분야에서 ICT 기술 융합을 추진했다. 지난 1년간 울산 CLX에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I 머신러닝으로 위험 예측

스마트 플랜트의 핵심은 위험 예측이다. 회전기계 위험 예지는 IoT 기술로 진동·온도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회전기계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머신러닝을 통해 이전의 사고 사례와 당시에 있었던 이상 징후도 미리 학습시키고 있다.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회전기계가 멈출 경우 수백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2011년 울산 CLX에서도 회전기계에 이상이 생겨 공정 가동을 중지하면서 약 2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엔지니어가 이상 징후를 알아채지 못해서다. 머신러닝을 활용하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미세한 징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스마트 공정 운전 프로그램은 공장 전체 차원에서 공정 및 설비의 이상징후를 사전 예측하고, 신속한 비상조치(셧다운) 등이 가능하도록 한다. 스마트 워크 퍼밋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작업허가서를 받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허가서 내용을 데이터화해 인력, 장비, 자재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스마트 플랜트 시스템이 전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는 데 3년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국 SK에너지 릴라이어빌리티(신뢰도부문) 실장은 “4차 산업혁명은 선도하기는 힘들지만 뒤처지면 걷잡을 수 없는 분야”라며 “현재의 작은 차이가 향후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에너지·화학업계에서 스마트 플랜트 시스템을 선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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