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남발하다 뭇매 맞은 식약처

입력 2017-08-28 09:51  



(전예진 바이오헬스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 국민이 매일 평생동안 2.6개씩 살충제 계란을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고 발표한 것이 두고두고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식약처 발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까지 나와서 식약처의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는데요.

김성균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진은 식약처 발표대로 0~2세 영·유아가 살충제 계란을 하루 2.6개씩을 먹을 경우 피프로닐의 만성독성 위해성지수(HQ)가 5.11배까지 증가하고 3~6세 어린이는 3.28배에 달한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만성독성 위해성지수가 1을 넘으면 위해합니다. 식약처가 만성독성을 계산할 때 연령별 체중을 고려하지 않고 국민 평균 섭취량과 국민 평균 체중을 계산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식약처는 “김 교수 연구진이 전체 연령 대신 0~6세에만 적용했기 때문에 위해도가 높게 나왔다”면서 “식약처의 발표가 영유아와 아동에게는 오류가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만성 위해평가시 기준으로 삼은 일일섭취허용량(ADI)은 전 연령대에 걸쳐 평생 위해가 발생하지 않는 안전기준이라는 겁니다. 식약처 측은 “우리 국민 전체가 전 생애주기 동안 평균적으로 하루 2.6개까지 섭취해도 위해 우려가 없다는 뜻이지 특정 연령의 섭취가능 개수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거듭 설명했습니다. 계란을 평생 2.6개 정도 먹어도 위해 우려가 없는 농도로 피프로닐이 검출(0.0763ppm)됐다는 것을 계란 개수로 표현한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식약처는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하루동안(ARfD)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고, 평생 동안(ADI) 매일 2.6개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런 수치들은 동물실험 결과로 계산된 것이지 실제로 해당 연령대의 사람이 이 정도의 양을 먹었을 때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는 예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식약처가 “문제가 없다, 위해하지 않다”라고 표현하기 보다 “전 국민이 살충제 계란을 매일 2.6개 이상 평생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고 표현했다면 이 정도로 비판 받진 않았을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류영진 식약처장이 사태 초기부터 “국내산 계란은 문제없다”고 언급한 이상 식약처가 보증하는 ‘안전’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급급하기 보다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게 식약처가 할 일이겠지요. (끝)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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