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다시 세운' 세운상가

입력 2017-09-18 18:39   수정 2017-09-19 05:19

서울시, 도시재생 3년6개월…19일 1단계 구간 재개장

세운∼대림상가 잇는 3층 높이 공중보행교 되살려
9층 옥상엔 전망대·쉼터

접근성 높아지며 공실률 '뚝'
스타트업 개발 공간 오픈…17개팀 지난달부터 창작 활동



[ 선한결 기자 ] “주변이 항상 휑했는데 이젠 사람 구경을 하게 됐습니다. 예전에 상가가 잘나갔을 적 생각도 나고…. 20여 년을 기다리니 좋은 날이 오네요.”


서울 종로의 세운대림상가에서 35년째 음식점을 운영 중인 창기순 씨(63)는 18일 자신의 가게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창씨의 음식점은 최근 청계천과 세운상가, 세운대림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 ‘다시세운보행교’가 조성되면서 손님이 확 늘었다. 지난달 상가에 입주한 청년 창업자들도 새 단골이 됐다. 창씨는 “보행교 정식 개통 전인데도 예전보다 손님이 하루에 20~30여 명 더 온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재생사업인 ‘다시 세운 프로젝트’의 1단계 공사를 마무리하고 19일 상가 공식 재개장 행사를 연다.

세운상가 ‘영욕의 50년’

세운상가는 서울 종로3가에서 퇴계로3가까지 차례로 늘어선 세운, 청계, 대림, 삼풍, 풍전호텔, 신성, 진양상가를 포함하는 대규모 상가 단지다. 1967년 건립 당시엔 우리나라 최초의 호화 주상복합타운으로 꼽혔다. 1970년대 들어선 도심 전기·전자 상가 1번지로 큰 호황을 누렸다. ‘미사일과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농담이 나온 것이 그때부터다.

영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1980년대 들어 급격히 쇠퇴했다. 서울 핵심 상권이 강남으로 이동하고, 1987년 용산전자상가가 새로 조성되면서 손님이 확 줄었다. 철거·재개발 얘기가 나왔지만 40년 넘게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주민 간 보상비 갈등과 사업 비용 부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원인이었다. 나이 든 장인들이 가게를 닫기 시작했다. 2003년 4만5000여 개에 이르던 세운상가 일대 사업체는 지난 10여 년간 3만6000여 개까지 줄었다.

1단계 구간 재생사업 완료

서울시는 세운상가와 대림상가 사이에 있던 3층 높이 공중보행교를 12년 만에 되살렸다. 예전 보행교는 2005년 청계천을 복원할 때 철거됐다. 새로 조성한 다시세운보행교는 예전보다 폭이 넓다. 벤치형 계단과 그늘공간도 마련했다. 청계천 주변 유동인구를 상가로 끌어오기 위해서다. 청계천변을 걷다 세운상가로 바로 올라올 수 있도록 계단도 여럿 설치했다. 보행교는 현재 절반가량 완성된 상태다.

서울시는 2단계 재생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추가로 삼풍상가∼진양상가∼남산순환로를 잇는 보행교를 설치할 예정이다. 종묘에서 남산까지 약 1㎞ 구간을 한번에 돌아볼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주변이 저층 상가점포로만 이뤄진 입지를 활용해 전망대도 설치했다. 지금까지 개방하지 않았던 9층 옥상에 쉼터와 그늘공간, 옥상텃밭을 꾸몄다. 사방이 탁 트여 남산과 종묘 등 서울 도심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상가 지하에는 다목적홀과 문화재전시관을 조성했다. 주변건물과 세운·대림상가를 이어주는 보행데크도 새로 만들었다.

4차 산업혁명 거점으로 육성

청년 창업가들의 활동도 상가에 새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상가 저층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작공간인 ‘세운 메이커스 큐브’를 조성했다. 지난 8월까지 17개 기업·단체가 입주를 마쳤다. 지능형 반려로봇을 개발하는 ‘서큘러스’, 저비용 전자의수를 제작하는 ‘만드로 주식회사’ 등이다. 이들은 세운상가 일대 기존 상가에 입주한 장인들과 협업을 통해 새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시는 입주기업들의 네트워크 형성 및 기술 연계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과거 전자산업 메카였던 이 일대가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 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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