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층건물 안전 높아져… 한국 빌딩 더 지어야"

입력 2017-09-25 20:09  

세계적 건축설계사무소 ASGG의 오세황 부회장

부르즈칼리파·LG트윈타워 설계
서울시와 협업 위해 방한

"초고층 빌딩은 국가 위상 높여…한국에 '수직도시' 건설하고파"



[ 김진수 기자 ] “초고층 건물이 반드시 위험하거나 비싼 건 아닙니다. 산이 많아 가용 용지가 부족한 한국에선 초고층을 지어 고밀도로 도시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시 및 건설업계 관계자를 만나기 위해 방한한 오세황 ASGG 부회장(78·사진)은 25일 “화재 등 재해에 취약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에서 여전히 고층 개발이 이뤄지는 건 안전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ASGG는 아랍에미리트(UAE) 초고층 건물인 부르즈칼리파(829m·160층), 사우디아라비아 킹덤타워(1001m) 등을 설계한 세계 4대 건축설계사무소다.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오 부회장은 1963년부터 7년간 설계사무소에서 일한 뒤 미국으로 건너갔다. 1973년 초고층 설계로 유명한 SOM에 입사해 1991년까지 근무했다. 당시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GS강남타워, 미국 시카고 올림피아센터, 영국 런던 브로드게이트 오피스 등을 설계했다.

이후 개인사무실(A&O)을 차려 일하다 2007년 은퇴한 뒤 이듬해 SOM 출신들이 세운 ASGG에 합류했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KT 신사옥 등 국내 프로젝트는 물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엑스포 전시관, 체첸 그로즈니 110층 아크마타워 등이 그의 작품이다.

오 부회장은 “최근 초고층 건물은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 불연자재를 사용하고, 층간 방화를 철저히 해 불이 상층으로 번지지 않게 한다”고 설명했다. 최신 공법은 30개 층을 묶어서 가운데에 최소 세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피난층(방화층)을 형성하고 화재 피난용 특수 승강기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그는 “프로젝트에 따라 구조 통신 보안 등 각 분야 전문가 10~50명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솔한다”며 “한 해에 평균 5~10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52년 동안 350여 개 프로젝트에 관여했다”고 말했다.

현업에 오래 종사 중인 비결을 묻자 최근 끝난 카자흐스탄 엑스포 설계 사례를 들어 에둘러 답했다. “엑스포 핵심 시설인 국가 전시관을 공 모양으로 설계할 생각이었습니다. 곡선 유리 기술을 가진 세계 14개 업체를 찾아가 사전 테스트를 했습니다. 국내 복층유리 두께가 24㎜인데 이 건물은 자그마치 60㎜입니다. 게다가 유리 한 개 크기만 5m 가까이 됩니다.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설계를 할 수 없습니다.”

오 부회장이 설계에 중점을 두는 건 친환경 요소다. 2013년 준공된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빌딩에 애정이 많다. 당시 태양광 발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건물 외벽을 일자가 아니라 지그재그 형태로 설계했다. 외벽 유리 속에 설치한 태양광 모듈이 햇빛을 잘 흡수하도록 30도 위쪽으로 향하게 하는 등 친환경 요소를 가미해 국내외에서 20여 개 상을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 57층 건물과 밴쿠버 30층 사무실 등을 설계 중인 오 부회장은 한국에서도 초고층 건물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땅이 좁기 때문에 ‘수직도시(콤팩트시티)’를 조성해 공간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초고층 건물의 매력에 대해 “국가 위상과 관련이 있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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