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A급' 회사채, 사전청약서 줄줄이 미달 '충격'

입력 2017-10-31 17:40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기업들 자금조달'불똥'

포스코건설, 수요예측서 모집액 80% 규모 매각 실패
10월 장외 채권 거래량 264조
8년11개월 만에 최저치 기록
증권사 채권 평가손 '눈덩이'
채권형 펀드도 줄줄이 손실



[ 하헌형/서기열/김진성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31일 오후 3시51분

신용등급이 ‘A0’(10개 투자 등급 중 6위 등급)인 포스코건설은 1300억원어치 회사채(만기 2·3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30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사전 청약)을 했다. 채권 이자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2.1%대)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연 4%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매수 주문액이 200억원에 그쳤다. 모집액의 80%가량이 팔리지 않았다는 얘기다.


5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던 3년 만기 채권은 사겠다는 투자자가 한 곳도 없었다. 이에 회사는 3년 만기 채권 발행을 철회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31일 “비교적 높은 금리 조건을 내건 만큼 개인들을 대상으로 리테일(소액) 채권을 판매하는 증권사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채권 매입을 주저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처인 국내 채권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시장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급락)하면서 채권 거래량이 급감하고 회사채 발행에 차질을 빚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채권형 펀드 수익률이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한숨짓는 개인투자자도 늘고 있다.

서재춘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지난 10년간 하락을 거듭해 온 시장 금리가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며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의 장외시장 채권 거래액은 264조8101억원어치(액면가 기준)로 2008년 11월 이후 8년11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와 금융채(은행·캐피털채), 회사채 모두 거래량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열흘간의 추석 연휴 동안 채권시장이 휴장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거래 감소 폭이 지나치게 컸다”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한 지난 19일 이후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164%로, 한은 금통위 회의 전날인 18일(연 1.935%)보다 0.229%포인트 급등했다.

‘한화단기국공채’ 펀드를 운용하는 박하나 한화자산운용 과장은 “채권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증권사들이 손절매성 매물을 쏟아내면서 시장 금리가 더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채권을 시가보다 싼값에 팔려고 해도 사겠다는 기관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시장 금리 방향에 베팅해 수익을 내는 국내 증권사들은 10월 들어 이미 수천억원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입는 채권 평가손실은 7000억원이 넘는다”고 우려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 53개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은 183조7000억원에 달한다.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잇따르고 있다. 포스코건설에 앞서 10월에 회사채 수요예측을 한 대신에프앤아이(신용등급 A+)와 롯데로지스틱스(A+)도 당초 계획했던 모집액을 채우지 못했다.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려던 대신에프앤아이는 80억원어치밖에 못 팔았다. 롯데로지스틱스도 1100억원어치 채권 중 100억원어치가 미매각됐다.

채권형 펀드에 돈을 넣어 둔 개인들은 수익률 하락에 고심하고 있다. 펀드 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246개 채권형 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0.32%였다.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이 기간 채권형 펀드에서는 5411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하헌형/서기열/김진성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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