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생명 고통 분담해야"… 증자안 퇴짜

입력 2017-11-01 20:02  

산업은행, 5000억 요청 반려
"고강도 자구안 실천하면 내 월급 20% 떼어줄 것"

자본확충 시급한 KDB생명
"소액이라도 먼저 증자돼야 자구책 마련할 수 있다"



[ 박신영/정지은/김순신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은 “KDB생명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지만 KDB생명의 고통 분담이 선행돼야 한다”고 1일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 회장의 이 같은 방침에 따라 KDB생명이 마련한 5000억원 규모의 증자 요청을 반려했다.

이 회장은 이날 본지 기자와 만나 “KDB생명이 증자 방안을 보내왔지만 다시 방안을 마련해보라고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KDB생명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B생명은 앞서 연내 3000억원, 2019년에 2000억원을 증자해 달라고 산업은행에 요청했다.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60.35%)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24.70%)는 KDB생명 지분 85.05%를 보유하고 있다.

KDB생명은 올 들어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이 급락하면서 자본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KDB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9월 183.30%에서 올해 6월 128.04%까지 떨어졌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져 RBC비율도 9월 말 기준으로 100% 안팎으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RBC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하며, 100% 미만이면 감독 규정에 따라 해당 보험사에 경영개선 권고를 하도록 돼 있다. KDB생명의 RBC비율이 떨어지자 대형 은행은 KDB생명의 고액 저축성 상품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산은이 KDB생명의 증자를 보류하는 것은 그동안 KDB생명에 투입한 돈만 85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산은은 KDB생명을 2009년 6500억원에 인수한 뒤 증자와 감자를 반복하며 총 2000억원 규모의 돈을 더 보탰다. 이 회장이 “그쪽(KDB생명)에서 같이 내겠다고 하면 내 월급의 20%라도 떼어줄 생각이 있다”며 “그냥 달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KDB생명도 할 말은 있다. KDB생명이 당장 자본을 확충할 방안은 후순위채 발행이다. 문제는 산은의 증자가 전제돼 있지 않다면 시장에서 좋은 가격을 받기 힘들뿐더러 발행 자체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소액이라도 증자가 돼야 자구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은도 KDB생명에 들어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선 KDB생명이 매각될 조건을 만들어놔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산은은 지금까지 세 차례 KDB생명 매각을 시행했으나 실패했다. 수익성에 비해 가격이 높게 설정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신영/정지은/김순신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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