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화장품, 올리브영에 들어간 까닭은…

입력 2017-12-26 17:25  

안재광 기자의 유통 심리학 (4)


[ 안재광 기자 ] 슈에무라, 부르조아, 달팡, 클리니크…. 이들 화장품 브랜드엔 공통점이 있다. 고급 백화점에도 있고 올리브영이나 롭스 같은 헬스앤드뷰티(H&B) 숍에도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화장품’이 올리브영 같은 로드숍에 들어가는 일은 4~5년 전만 해도 흔치 않았다. 고급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브랜드들이 피했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에선 백화점은 ‘고급’, 올리브영은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이 공식이 깨진 것은 유통산업의 변화 때문이다. 2010년 이후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10~20대 젊은 소비자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구매력 감소, 온라인 쇼핑 선호 등이 영향을 미쳤다. 현재 이들 연령대가 백화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 화장품 브랜드들은 위기감을 느꼈다. 매출 감소는 둘째 문제였다. 화장품에 ‘입문’하는 단계인 10~20대 소비자를 잡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이 더 컸다.

어릴 때 형성된 브랜드 선호는 나이를 먹어서도 이어진다. 영국의 한 마케팅 업체 조사 결과 성인의 53%, 10대 청소년의 56%가 어린 시절 경험한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면도기 회사 질레트는 10대 시절 자사 면도기를 두 번 이상 사용하면 성인이 된 뒤에도 10명 중 9명(92%)이 계속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백화점 화장품이 H&B 숍으로 눈을 돌린 것은 이곳의 가장 큰 구매층이 10~20대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구매 권유를 하지 않고 부담 없이 화장품을 써 볼 수 있는 H&B 매장을 선호했다. 백화점 화장품은 고민했다. 백화점이란 ‘명예’를 내려놓고 ‘실속’을 챙길지. 그리고 일부는 이를 실행했다. 최고가 라인 바로 아래 단계여서 입지가 다소 모호한 브랜드가 많이 옮겼다.

어린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과거에도 있었다. 마케터들은 네슬레를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1970년대 네슬레는 일본에서 커피를 팔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전통차를 주로 마시던 당시 일본에선 커피에 대한 인식이 아예 없었다. 네슬레는 커피향이 나는 과자를 팔아 어린이 시장부터 파고들었다. 이 세대가 성인이 되자 자연스럽게 커피를 접했다. 현재 네슬레는 일본에서 1000곳이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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