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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석달 남은 한국 철강의 운명

입력 2018-01-23 17:32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에 철강업계 위기감 고조

90일 안에 상무부 결과 나와
중국 철강재 우회수출 오해 풀어야
"미국 업체에만 유리하게 흘러가…"



[ 박재원 기자 ] “올 것이 왔네요. 우리도 큰 걱정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자 국내 철강업계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대미(對美) 수출의 관건인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문제가 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추가 관세 부과, 수입 물량 제한은 물론 세이프가드까지 가능하다. 최악의 경우 연간 370만의 철강재 수출길이 막힌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1일 철강수입에 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국과 한국 등의 대미 수출을 규제하라는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서 접수 이후 90일 이내에 상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수입규제 등의 조치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석 달 안에 철강 수출의 운명이 결정된다. 매출의 25%를 미국에서 거둬들이는 세아제강의 이휘령 부회장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한국 정부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한국산 제품이 미국 안보와 무관하다고 설득하기 위해서다. 9일에는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를 미국으로 급파하기도 했다. 한국이 중국산 철강재를 우회 수출하고 있다는 오해를 푸는 것도 급선무다. 미국 정부는 한국이 중국산 철강재의 환적 거점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2016년 기준 중국산 철강 소재를 사용해 미국에 수출한 한국산 제품은 2.4% 수준에 불과하다.

높아지는 관세장벽도 우리 철강업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한국산 철강재 대부분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포스코 열연과 냉연에는 60%가 넘는 관세가 매겨졌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유정용 강관 생산업체 넥스틸은 46.37%에 달하는 관세를 견디지 못하고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로 했다.

그동안 관세장벽 밖에 있던 품목에도 경계령이 떨어졌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선재와 냉간압연강관에 대해 반덤핑·상계 관세를 조사 중이다. 17일에는 한국에서 수입한 대형구경강관 조사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들이 한국산 제품에 23.52%의 덤핑 마진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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