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낙마 '다른 이유' 있다?

입력 2018-02-02 18:45  

외교가 "코피전략 이견 아닌 여러 요인 복합 작용해 낙마"
박지원 "다른 이유로 임명 취소"



[ 정인설/김현석 기자 ] 빅터 차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사진)가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 갑자기 낙마한 배경이 복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시설 등 특정 지역을 선제 타격하는 이른바 ‘코피전략(bloody nose)’ 같은 대북 군사행동을 둘러싸고 차 석좌와 백악관의 견해가 달라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한·미 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2일 기자들에게 “언론에서는 대북정책, 특히 군사적 옵션과 관련한 정책적 충돌이 배경이라고 했는데 그것 때문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낙마 배경이 대북정책 이견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다른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자국 언론 보도를 통해 차 석좌의 낙마 소식이 알려진 뒤 이런 입장을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인사에 관한 이야기라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대단히 곤란하다”며 “굳이 표현하라고 하면, 미국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정도로만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속히 주한대사를 보내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가 (미국 측으로부터) 있었다”고 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이날 “코피전략 부분도 (차 석좌 낙마에)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다른 이유로 임명이 취소된 것을 두고 마치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기 위해 취소가 이뤄진 것처럼 회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코피전략을 둘러싸고 여러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에선 한국 정부의 남북대화 정책이 한·미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일(현지시간) 《기로에 선 한국》 출판을 기념해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강연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가 시작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이 기회를 (한반도 갈등 구조의) 장기적 변화 기회로 만들려 하지만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어내긴 어렵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 개발을 포기한다는 것에는 회의적”이라며 “강력한 국제 제재로 어려움에 처한 북한 지배계층이 내부에서 김 위원장을 축출하는 게 유력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피전략 같은 미국의 군사 옵션 사용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 큰 희생을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을 공격하면 한국과 미국이 고스란히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되지만, 국제 제재를 하면 중국 등으로 비용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인설 기자/뉴욕=김현석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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